제주 정어리 500㎏ 떼죽음…“진해만 폐사 때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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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안에서 최근 죽은 정어리떼가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변 과장은 "지난해 진해만 등 경남 남해안에서 산소가 부족해 정어리떼가 폐사했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제주에서는 다르다. 멸치떼가 만곡부의 해안으로 들어왔다가 파도가 치면 뭍으로 올라오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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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안에서 최근 죽은 정어리떼가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행정기관과 주민들은 처음엔 멸치떼로 봤으나, 국립수산과학원 제주수산연구소는 정어리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지역 수산당국은 제주 해안에서 죽은 정어리떼가 지난해 경남 진해만에서 산소부족으로 폐사한 경우와 다르다고 보고 있다.
3일 제주시의 설명을 들어보면, 외도동 연대마을 해안에서 정어리떼가 집단폐사해 공무원 등 5명을 동원해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500㎏을 수거했다. 연대마을 해안에서는 전날인 1일 오후에도 해안가에 정어리떼가 올라오자 주민들이 식용으로 일부를 수거해 갔다. 시는 밀물과 함께 해안가로 밀려든 정어리떼가 ‘원담’ 형태의 해안에 갇혀 빠져나가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 지역에선 해안가에 원형 울타리 형태로 돌담(원담)을 쌓고 밀물일 때 들어온 고기가 썰물일 때 빠져나가지 못하게 한 뒤 포획하는 전통 어로 행위가 성행했는데, 멸치도 이런 방법으로 잡는 어종 가운데 하나였다.
앞서 지난달 4일에도 원담이 있는 이호해수욕장 앞 해변에도 정어리떼가 집단폐사했다. 주민과 어민들이 함께 수거한 양이 5t이 넘었다. 당시에도 연대마을과 이호해수욕장 주변 주민들은 폐사한 물고기를 멸치로 알았다. 그러나 국립수산과학원 제주수산연구소가 폐사체를 수거해 모양을 확인한 결과 주민들 생각과 달리 정어리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멸치와 정어리는 맨눈으로 구분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 의견이다. 정어리는 위·아래턱의 길이가 비슷하고, 등 지느러미에 7~8개의 점이 있지만, 멸치는 위턱이 아래턱보다 앞으로 나와 있다. 작은 개체는 더 구분하기 어렵다.
3일 현장에서 만난 공무원과 주민들도 폐사한 물고기를 정어리떼가 아닌 멸치떼로 알고 있었다. 연대마을 해안가에 설치된 나무 데크를 산책하던 한 70대 주민은 “정어리떼라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내가 볼 때는 멸치떼”라며 “20년쯤 전에도 연대마을 해안가에 멸치떼가 몰려온 적이 있었는데 근래에 없었다”며 웃었다. 현장을 둘러보던 한 공무원도 “이맘때가 되면 멸치떼가 해안으로 왔다가 나가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변현철 시 해양수산과장은 “멸치떼에 정어리가 섞인 것으로 보인다. 해마다 6~9월이 되면 제주도 해안에 있는 원담에 멸치떼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변 과장은 “지난해 진해만 등 경남 남해안에서 산소가 부족해 정어리떼가 폐사했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제주에서는 다르다. 멸치떼가 만곡부의 해안으로 들어왔다가 파도가 치면 뭍으로 올라오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수산당국은 파도가 높게 일었던 지난 1일 만조 때 해안으로 밀려온 정어리떼가 원담 형태의 해안을 빠져나가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어리는 회유성 어종으로 우리나라 남해와 동해, 일본 등 동북아시아 해역에 분포하고 있다. 정어리는 분류학적으로 같은 목에 속하는 멸치나 청어보다 산소 소비량이 많아 산소 부족에 취약한 어종으로 알려져 있다. 수산과학원은 지난 5월 연안으로 회유하는 정어리 자원 동향을 조사한 결과, 올해 4월부터 정치망에 잡힌 전체 어획물 가운데 정어리가 91%를 차지하는 등 연안 어장으로의 유입이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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