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8개월' 레즈비언 부부도 나섰다..."그냥 결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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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서울 을지로에서 흰색 복장의 두 여성이 결혼식을 올렸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임신 사실을 공개한 레즈비언 부부인 김규진(31)·김세연(34)씨였다.
3일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김씨 부부와 10년 차 게이 커플 킴·백팩씨(활동명)는 지난 1일 을지로 일대에서 열린 24회 서울퀴어퍼레이드에 참석해 행진 선두에서 부케를 던지는 등 동성부부 결혼식 퍼포먼스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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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3개국서 동성결혼 인정...국내도 변화 감지
지난 1일 서울 을지로에서 흰색 복장의 두 여성이 결혼식을 올렸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임신 사실을 공개한 레즈비언 부부인 김규진(31)·김세연(34)씨였다. 벨기에에서 정자를 기증받아 임신에 성공한 김규진씨는 임신 8개월 차다. 둘은 거리에서 "가능한 젋을 때 법적 부부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외쳤다.
3일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김씨 부부와 10년 차 게이 커플 킴·백팩씨(활동명)는 지난 1일 을지로 일대에서 열린 24회 서울퀴어퍼레이드에 참석해 행진 선두에서 부케를 던지는 등 동성부부 결혼식 퍼포먼스를 했다. 핑크색 티셔츠를 입은 동성결혼 지지자 100여 명은 '하객'이 되어 이들의 결혼을 축하했다. 이 퍼포먼스는 국제앰네스티가 추진하는 혼인평등 운동 캠페인인 '그냥 결혼이야'의 일환이다.
이 캠페인은 동성 간 결혼이 이성 간 결혼과 다를 것이 없다는 의미를 강조한다. 국제앰네스티 관계자는 "동성 결혼뿐 아니라 모두에게 공정한 결혼이 돼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했다.
이날 행사에서 주목을 받은 김씨 부부는 국내에서 '법적 부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2019년 5월 미국에서 혼인신고를 하고 그해 11월 한국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이듬해 한국에서 혼인신고를 했지만 구청에서 요건이 되지 않는다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들은 행사에서 "대체 몇 번의 행사를 더 치러야 저희는 결혼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동성결혼은 2001년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현재 33개국에서 법적으로 인정됐다. 한국은 민법상 동성 간 혼인을 금지한다는 명시적 조항은 없지만, 관습적인 차별과 법 해석으로 동성 간 혼인신고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최근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서울고등법원이 지난 2월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동성 배우자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라고 판결했으며, 이후 5월 31일 동성혼을 법제화하는 혼인평등법안이 초당적으로 발의되는 등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남보라 기자 rarar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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