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전자, 메모리·통신 전격 조직정비
급성장 HBM 주도권 잡기
네트워크 '선행개발팀' 신설
6G 통신기술 선점전략 가속
P&G 출신 이정주 상무 영입
관세청 출신 강연호 상무도
삼성전자가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에 주목받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신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인사·조직개편을 단행했다. HBM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고 '초격차 전략'에 본격 나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3일 삼성전자는 전사적으로 신사업을 강화하는 내용의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최악의 반도체 불황과 정보기술(IT) 기기 수요 부진으로 실적 악화에 직면한 삼성전자가 신사업을 중심으로 조직을 정비하려는 의도라고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6402억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95.5%나 감소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2분기 실적에 대해 1분기와 비슷하거나 소폭 개선된 수준으로 내다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하반기 반도체·IT 기기 수요 회복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조직개편과 인재 영입에 나선 것은 미래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우선 삼성전자에서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과 관련해 메모리사업부 D램 개발실 진용을 새롭게 구축한다. 메모리 전략마케팅실에서 근무하던 황상준 부사장이 새롭게 D램 개발실장을 맡게 됐다.
D램 개발실은 삼성전자 DS부문 핵심 조직으로 통한다. D램 설계부터 개발을 담당하는 조직으로 부사장급인 실장 이하에 부사장 4명, 상무 11명이 근무하는 대규모 조직이다. 삼성전자 DS부문을 이끄는 경계현 대표(사장)나 메모리사업부장을 맡고 있는 이정배 사장도 D램 개발실을 거쳐갔다.
특히 인공지능과 초고성능 컴퓨팅(HPC) 수요가 늘며 HBM 시장이 올해부터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HBM 제품 개발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하는 D램 개발실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HBM은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연결한 고부가·고성능 메모리로 삼성전자는 HBM3(4세대)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메모리사업부와 파운드리사업부의 일부 설계조직도 개편했다. 파운드리사업부에서는 정기태 파운드리사업부 기술개발실장(부사장)이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고, 그 자리에 구자흠 파운드리 기술개발실 부사장이 이동했다.
한종희 부회장이 이끄는 삼성전자의 디바이스경험(DX) 부문에서는 네트워크사업부를 개편한 것이 눈에 띈다. 네트워크사업부는 이달 1일자로 '선행개발팀'을 신설했다. 2~3년 뒤 네트워크의 주요 선행기술을 확보하는 전담 조직이다. 이는 6G 시대를 본격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미래 기술 선점 차원에서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글로벌 기업 P&G 출신 이정주 상무를 영입해 생활가전사업부의 차세대 기획그룹을 이끌도록 했다. 소비자와 시장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새로운 디바이스와 서비스 사업 기회를 발굴하는 역할이다.
삼성전자가 관세청 출신 강연호 상무를 영입한 것 역시 주목되는 부분이다. 강 상무는 경영지원실 관세지원파트장으로 근무를 시작한다. 1979년생으로 행정고시 46회 출신인 그는 주미대사관 참사관을 거쳐 관세청 통관기획과장·기획재정담당관·감사담당관 등을 지냈다.
[최승진 기자 /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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