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임신 레즈비언' 김규진, 맘카페 혐오글에 "우린 이미 같은 공간에 있어요"

에세이 '언니, 나랑 결혼할래요?'의 저자이자 국내 최초로 임신한 레즈비언인 김규진(31) 씨의 소식이 화제를 모은 가운데 맘카페에 올라온 글에 대응한 일화를 밝혔습니다.

3일 김씨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사람들은 상상력이 부족하다"라는 말로 시작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그는 "맘카페에 레즈비언 출산 역겹고 어쩌고 하는 글이 있길래 '안녕하세요, 김규진인데 저도 맘인 걸 잊으셨나요?' 하고 댓글 썼더니 헐레벌떡 지우심. 난 또 당당한 줄 알았지 뭐야"라는 글을 남겼습니다.

그러면서 "물론 저도 맘카페에 가입할 줄은 몰랐다. 아직 낯설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김씨는 "'유교 관념에 갇혀서 그런지 동성애자를 보면 가까이 못할 거 같다'는 글도 있었다"라며 "'안타깝지만 이미 같은 공간에 있다'고 덧글 달아드렸더니 '제 글에 너무 상처받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하고 삭제하시더라"라는 일화도 전했습니다.

김씨는 지난 2019년 동성 연인 김세연씨와 미국 뉴욕에서 정식 부부가 됐습니다.

지난해엔 벨기에의 한 난임병원에서 기증받은 정자로 인공수정을 통해 임신에 성공했습니다.

이러한 김씨의 소식에 네티즌들은 "가족의 모습은 다양할 수 있다", "출산은 어떤 형태이든 존중받아야 한다" 등 응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승지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eungjilee@kaka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