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마약 도취’ 발언 김기현 윤리위 제소 결정
더불어민주당은 ‘민주당이 마약에 도취됐다’고 발언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를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3일 밝혔다. 김 대표가 아들의 가상자산(코인) 투자 논란에 대해 거짓으로 해명한 의혹도 윤리특위 제소 사유에 포함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여당 대표에 대한 겁박”이라고 반발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의 마약 망언과 아들의 코인 관련한 대국민 거짓말에 대해 윤리위 제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이 전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김 대표가 사과하지 않고 뭉갠다면 그에 상응하는 당 차원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지 하루 만이다.
김 대표는 지난 1일 울산시당 당직자 워크숍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을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한 민주당을 향해 “마약에 도취돼 오로지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하면서 국민의 참사마저도 정쟁의 도구로 악용하는 아주 나쁜 짓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당을 향해서 ‘불치병에 걸린 것 같다. 마약에 도취됐다’는 식의 발언을 하는 여당 대표의 망언, 참으로 기가 막힌다”며 “정치가 아무리 비정하다 해도 금도가 있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민주당은 김 대표가 아들의 가상자산 투자 논란에 대해 거짓으로 해명했다는 의혹도 윤리위 제소 사유에 적시하기로 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회사 주식을 한 주도 보유하지 않은 채 ‘봉급 받고 일하는 회사원일 뿐’이라던 김 대표 아들은 알고 보니 수십억원대 먹튀 의혹을 받는 ‘언오픈드’의 최고운영책임자(COO)였다”며 “김 대표 아들이 지난 연말부터 4개월 사이 관련 법인 2개를 만들었는데, 이래도 평범한 중소기업 직원이라고 할 수 있냐”고 반문했다.
국민의힘은 “여당 대표를 겁박해 윤리특위에 제소한다는 민주당의 후안무치함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고 맞받았다.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김 대표의 해명이 거짓말이라며 윤리특위 제소를 한다면, 새빨간 거짓말로 밝혀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괴담을 퍼뜨렸던 민주당은 법적 조치 감”이라며 “제발이지 정치에 신물 난다는 국민을 생각해 선을 넘지 말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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