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슈퍼리치에 대한 오해
슈퍼리치를 대상으로 한 증권사 패밀리 오피스 등 고액 자산가 전문 자산관리 서비스는 국내에선 아직 낯선 개념이다. 부자들만을 대상으로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반감을 가지는 대중도 적지 않다. 주목해야 할 점은 슈퍼리치 중 스타트업, 벤처기업으로 시작해 자산을 불린 '자수성가형'도 적지 않다는 점이다. 자수성가형 슈퍼리치들은 사업 초기에 펀딩 등 투자금을 받아 사업을 꾸린 경험이 대부분 있다고 한다. 이는 향후 후배 기업인 양성을 위한 스타트업, 벤처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게 증권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기자가 만난 수백억 원대 자산가도 "과거 투자를 받아 사업을 꾸려온 경험이 있는 자산가들은 비상장 기업 투자에 익숙하다"며 "이는 벤처업계에서 자금이 돌게 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고 말했다.
슈퍼리치들의 저력은 지난해와 같은 매크로(거시경제) 불확실성이 고조될 때 명확히 발휘된다. 보수적으로 곳간을 채워두는 기관투자자와 다르게 슈퍼리치들은 공격적으로 자금을 댈 수 있다. 투자은행(IB) 업계가 최근 삼성증권 슈퍼리치들의 리테일 자금을 '하나의 기관'으로 보고 유치한 게 변화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
부자들의 비상장 주식 투자도 단순 고수익을 노릴 수 있는 쉬운 투자는 아니다. 벤처 투자의 특성상 사업이 잘 안될 경우 휴지 조각이 될 수 있을 정도로 리스크가 큰 편이다. 우량한 종목이더라도 기업공개(IPO) 시기가 늦어질 경우 엑시트(자금 회수)에 장기간이 소요될 수도 있다.
JP모건, 골드만삭스, UBS 등 글로벌 IB들은 슈퍼리치들을 대상으로 한 패밀리 오피스 서비스를 강화 중이다. 이미 고액 자산관리 서비스는 세계적인 추세다.
슈퍼리치에 대한 부정적 인식만을 강조할 게 아니라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 부자들의 자금도 적극적으로 유치할 수 있도록 역량 강화에 관심을 쏟을 때다. 320조원에 달하는 국내 슈퍼리치 자금이 1000조원을 넘고, 국내 자본시장에서 '메기'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해본다.
[차창희 증권부 charming91@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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