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24조 美휴미라 시장' 사활 건다
화이자·베링거인겔하임 등
글로벌 거대 제약사 각축전
삼바에피스·셀트리온도 출격
원제품과 교환성 입증하고
고농도 제품 출시로 차별화
한 해 시장 규모기 24조원에 달하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의 미국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렸다. 지난 1월 '암제비타'를 내놓은 암젠의 뒤를 이어 이달 중 최대 8개 기업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한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성공 공식으로 통하는 가격 인하 경쟁이 벌써부터 치열한 가운데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 등 국내 기업들은 고농도 제형과 오리지널 의약품과의 상호 교환성 등을 무기로 차별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1일(현지시간) 파트너사 오가논을 통해 미국에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하드리마'를 출시했다. 같은 날 산도스와 베링거인겔하임도 각각 하이리모즈, 실테조를 선보였다. 셀트리온도 이튿날 유플라이마를 미국 시장에 공식 출시했다. 이외에도 코헤러스 '유심리', 프레제니우스카비 '아이다시오', 비아트리스 '훌리오', 화이자 '아브릴라다' 등이 이달 중 시장에 합류한다.
휴미라는 지난해 글로벌 매출이 212억달러(약 27조원)에 달하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전체 매출 가운데 87%에 해당하는 186억달러(약 24조원)가량이 미국에서 발생한다. 초대형 시장이 열린 만큼 일찍부터 시장 선점 경쟁도 치열하다. 암젠은 휴미라 개발사 애브비와의 선제 합의를 통해 경쟁사들보다 반년가량 앞선 지난 1월 암제비타를 '퍼스트 시밀러'로 내놨다. 다만 저농도 제형이라는 한계 탓에 시장 점유율은 0.7%에 그치는 것으로 전해진다.
오리지널 의약품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서는 업체들도 잇따르고 있다. 암젠이 암제비타를 휴미라보다 55% 낮은 가격에 내놓으면서 가격 경쟁에 불을 지폈고, 뒤를 이어 코헤러스가 유심리를 995달러에 출시한다고 예고한 상태다. 현재 미국 내 휴미라 가격이 6922달러인 만큼 유심리는 86%나 할인된 가격에 팔리는 셈이다. 통상 바이오시밀러의 초기 가격은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30% 인하된 선에서 책정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오리지널 대비 85%가량 인하된 1038달러를 제시했다. 반면 셀트리온 유플라이마는 6576.5달러로 책정돼 경쟁업체 대비 인하폭이 낮다. 업계 관계자는 "저가 전략의 경우 환자들의 비용 부담을 낮춰 초기 시장 장악에 유리한 면이 있지만, 고가 전략을 채택하더라도 향후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와의 협상에서 리베이트 폭을 넓혀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각사가 마케팅 전략에 따라 초기 약가 정책을 다르게 채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은 약가에 의존하는 대신 고농도 제형과 상호 교환성 승인으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두 회사 모두 휴미라의 특허가 먼저 만료된 유럽 시장에서 충분한 리얼월드(실제 처방)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특히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유럽에서 암젠과 처방 실적 1, 2위를 다툴 만큼 시장에 안착한 상태다.
국내 두 회사의 주무기는 미국 내 휴미라 수요의 85%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고농도 제형이다. 현재 미국에서 고농도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승인받은 기업은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 산도스 등 세 곳뿐이다. 가장 먼저 시장에 뛰어든 암젠 역시 저농도 제품만 출시한 탓에 초기 시장 선점에 고전하는 상황이다. 특히 고농도와 저농도 제품 모두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기업은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산도스뿐이다.
FDA의 상호 교환성 승인 여부도 향후 시장 안착을 위한 핵심 요소로 꼽힌다. 다만 보험사 등재는 국내 기업들이 풀어야 할 과제다.
[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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