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증시 들어올린 ‘엔저’···코스피도 함께 웃는다?
최근 일본 증시가 낮은 엔화 환율에 힘입어 강한 랠리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엔저가 국내 증시에도 우호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엔저는 한국의 수출경쟁력을 약화시켜 국내 증시에 부정적이라는 게 통념이었다.
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보다 1.49% 오른 2602.47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일본 도쿄증시에서 닛케이225 지수도 1.70% 오른 33753.33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와 닛케이225지수는 올해 상반기(1~6월) 동안 각각 14.66%, 27.2% 상승했다.
최근 뚜렷해진 ‘바이 재팬’ 기조의 원인으로는 저평가된 엔화 환율이 지목된다. 원·엔 환율은 지난 5월부터 하락세를 거듭해 지난달 19일에는 장중 897원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800원대 환율은 2015년 6월 8일(885원) 이후 8년 만이다.
증권가에서는 원·엔 환율이 내려온 환경이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는 위험 선호도 현상에 영향을 받다보니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인) 엔화가 원화 대비 약세일 때 글로벌 경기 환경이 좋은 것으로 읽힌다”면서 “2021년, 2023년 원·엔 환율이 하락할 때 코스피는 오른 것을 보면 원·엔 환율과 국내 주식시장 간에는 약한 역(-)의 관계가 보편적”이라고 말했다.
즉 엔저일 때 한국 증시도 함께 오르는 경향도 있다는 것이다.
다만 업종별로 편차가 있어 화장품·미디어·소비재·레저 등 소비 관련 내수 종목들은 수출업보다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엔저로 일본여행이 많아지고 일본상품이 싸지는 반면 내수 서비스와 재화의 가격은 상대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허 연구원은 “수출은 특히 반도체 같은 경우 한국은 메모리를 잘 하지만 일본은 소부장을 잘하다보니 서로 보완되는 관계가 있다”면서 “엔저는 수출보다는 여행 등 내수소비에 간접적으로 부담을 주고 있기 때문에 엔저가 지속될수록 오히려 수출은 사고, 내수는 파는 전략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권정혁 기자 kjh05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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