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하한가' 4개 종목, 또 하한가

주가조작 연루 하한가 사태
대한방직·동일금속·방림 등
거래 재개 첫날 또 하한가
만호제강만 10%대 하락 마감

대한방직·동일금속·동일산업·만호제강·방림 등 지난달 중순 무더기 하한가를 기록한 종목들이 3일 거래 재개와 동시에 하한가로 떨어졌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한방직·동일금속·동일산업·방림이 이날 하한가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들 종목은 지난달 14일 정오께 일제히 하한가를 기록했다. '무더기 하한가' 사태에 포함된 만호제강은 이날 하한가로 시작한 뒤 낙폭을 10%대까지로 줄였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는 하한가 사태 당일 매매거래를 정지하고 해당 종목을 소수계좌 거래집중 요건에 따라 투자 주의 종목으로 지정한 바 있다. 소수계좌 거래집중 요건에 해당하는 종목은 자전거래 등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높다.

당시 한 주식 관련 커뮤니티가 추천한 종목들이 하한가 종목에 다수 포함되면서 주가 조작에 연루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검찰은 지난달 15~16일 해당 커뮤니티 운영자인 강 모씨(52)의 집과 서울 강남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강씨와 그의 누나를 포함한 5명이 2020년 1월부터 지난 5월까지 계좌 수십 개를 동원해 동일산업 등에 대한 시세조종 주문을 수천 회 반복했다는 내용이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시세조종으로 거둔 부당이익은 104억원으로 특정됐다.

금감원에 따르면 혐의 계좌들이 보유한 5개 종목의 수량은 각 종목의 유통 물량 대비 평균 10%를 상회(최대 19.4%)했고, 거래량은 직전 3개월 일평균 대비 평균 24배 이상(최대 51배)이었다. 다만 거래가 재개된 3일 이들 종목이 다시 하한가를 기록한 것은 강씨를 비롯한 피의자들의 움직임 때문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강씨 등 하한가 사태 피의자로 지목된 이들 계좌는 현재 거래가 불가능하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현재 강씨를 비롯한 피의자들 계좌는 추징보전 명령에 따라 매수·매도·입출금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이를 통해 추가적인 신규 투자자의 피해를 예방하고 범죄수익 은닉을 방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징보전이란 피의자나 피고인이 범죄로 얻은 재산을 재판 과정 등을 전후해 임의로 처분하지 못하게 일시 금지하는 조치다.

해당 종목이 과거 '라덕연 사태' 당시 무더기 하한가를 낸 종목처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신용잔액이 6%대 미만으로 낮아 하한가가 오래가지 않을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 4월 폭락한 8개 종목과 다르게 신속히 혐의 계좌 추징보전 결정이 이뤄져 무더기 대량 투매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강인선 기자 / 김명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