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 쇼핑카트 싣고, 운전실까지 난입… "그러다 감옥 갑니다"

쇼핑카트 앞바퀴 승강장에 끼어 열차 지연도
서울교통공사, 형사고소·손해배상 적극 대응

지난달 23일 서울지하철 2호선 열차에서 한 취객이 출입문에 일부러 발을 끼워 넣어 열차 운행을 방해하는 모습. 서울교통공사 제공

서울교통공사가 지하철 출입문 틈에 발을 집어넣어 열차 운행을 일부러 방해하고 운전실에 난입한 취객을 철도안전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3일 공사에 따르면 이 취객은 지난달 23일 오후 9시쯤 서울지하철 2호선 왕십리역과 한양대역에서 닫히는 출입문에 6차례 발을 끼워 개폐를 방해했다. 열차 운행도 3분가량 지연됐다. 승무원이 경고 방송을 하자 취객은 오히려 불만을 품고 운전실에 무단으로 침입했고, 결국 기관사와 다른 승객들 손에 끌려 나왔다.

현재까지 위반 사항만으로도 이 취객은 과태료 2,500만 원을 물어야 한다. 현재 경찰이 수사 중인 철도종사자에 대한 폭언ㆍ폭행이 인정된다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도 있다.

지난해 11월 한 승객이 마트 쇼핑카트를 끌고 지하철을 타려다 카트 앞바퀴가 전동차와 승강장 사이에 끼어 열차 운행이 15분간 지연됐다. 서울교통공사 제공

지난해 11월엔 한 승객이 마트 쇼핑카트를 끌고 지하철을 타려다가 카트 앞바퀴가 전동차와 승강장 사이에 끼어 불꽃이 튀면서 열차 운행이 15분간 줄줄이 지연된 일도 있었다. 하지만 이 승객은 직원이 카트를 빼내자 사과도 없이 바닥에 떨어진 채소류를 카트에 챙겨서 역을 떠났다. 공사는 이 승객을 교통방해죄로 고소했다.

2020년부터 올해 6월까지 서울지하철 1~8호선에서 승객에 의한 열차 운행 방해, 시설물 파손, 승강기 고장 사례는 무려 108건에 달한다. 공사는 앞으로 지하철 안전 운행을 방해하거나 시설물을 파손한 경우 형사고소, 과태료 부과 등 강력한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시설물 피해 원인이 명백한 과실로 드러나면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도 적극 고려할 계획이다.

김석호 공사 영업본부장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시설물 파손 및 열차 운행방해에 대해서는 고의 여부를 떠나 법적 범위 내에서 엄정하게 대응해 시민 안전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