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승현 신임 통일차관 “북한인권 개선에 더 많은 힘 쏟겠다”
문승현 신임 통일부 차관이 3일 취임하며 “특히 북한 비핵화의 여건을 조성하고 북한주민의 인권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한편 북한이탈주민이 우리 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더 많은 힘을 쏟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 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통일부 업무가 인류 보편적 가치를 구현하여 한반도 모든 구성원들의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데 의미있는 토대가 되도록 적극 노력해 나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차관은 “이것이 바로 국민께서 통일부에게 요구하는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그동안 통일부는 마치 대북 지원부와 같은 역할을 해왔는데 그래서는 안된다. 이제 통일부가 달라질 때가 됐다”며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통일은 남북한의 모든 주민들이 더 잘 사는 통일, 더 인간답게 살 수 있는 통일이 되어야 한다”고 지시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문 차관은 “국제정세에 대한 냉철한 인식을 바탕으로 분명한 가치와 원칙을 갖고 국민과 함께 흔들리지 않고 나아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자유, 인권, 법치, 민주, 개방 등 자랑스러운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가치가 바로 그것”이라고 말했다. 통일·대북정책의 중심을 자유민주적 가치에 두고 북한인권 문제를 중심으로 북한을 압박해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문 차관은 또 “통일정책과 관련해서는 헌법 제4조가 규정하고 있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통일‘이 이를(대한민국의 가치를) 집약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며 “우리는 통일·대북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해 나갈 때 이러한 헌법적 가치를 늘 명심하면서 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관 출신인 문 차관은 남북문제를 국제적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직업 외교관으로서 지난 35년 간 미국을 비롯해서 전 세계 각지에서 활동해왔다”며 “한반도의 통일이 남북한 간 문제이면서 동시에 국제적 문제라는 점을 뼈저리게 실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문 차관은 그러면서 “통일은 당연히 당사자인 우리가 주도적으로 풀어나가야 하겠지만 국제사회의 연대와 협력 없이는 실현하기 어려운 것 또한 엄연한 현실”이라며 “그런 만큼 넓은 시야와 국제적 관점을 갖고서 통일·대북정책을 추진해 나가야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간 남북관계를 주로 ‘특수관계’로 바라보며 남북 대화·교류·협력을 맡아온 통일부의 역할 변화를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문 차관은 취임식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요즘 특히 북한이 대화를 전혀 안하겠다고 나오고 있으니 제약이 많은 것 같다”며 “당장은 통일부가 새로운 정체성을 정립해나가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균형 감각을 가져나감으로써 통일부가 조금 더 시대적 요구에 부합할 수 있는 부처로 발전해나가야 존재 의의를 가지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문 차관은 주태국 한국대사와 주미국 한국공사, 청와대 외교비서관, 외교부 북미국장 등을 역임한 정통 외교관이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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