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텀드리블 마스터' 이니에스타를 응원합니다[심재희의 골라인]

2023. 7. 3.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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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역대 최고의 드리블러는 누구인가?" 축구 팬들이 종종 벌이는 논쟁이다. 많은 선수들이 머리를 스친다. 환상적인 드리블 기술로 무릎을 탁 치게 만든 선수들이 꽤 많다. 개인적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주는 선수는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다. 그가 보여준 드리블은 그야말로 완벽하다.

이니에스타가 일본프로축구 J리그 비셀 고베와 작별을 고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 바르셀로나에서 전성기를 보낸 그는 2018년 일본으로 건너 와 선수 생활을 이어왔다. 일본에서도 녹슬지 않은 드리블 기술을 선보였다. 하지만 1984년에 태어나 불혹에 가까운 나이가 되니 체력 문제가 나타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현역 연장 의지를 불태운다.

미국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 등 차기 행선지에 눈길이 쏠린다. 리오넬 메시와 다시 호흡을 맞출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개인적으로는 40대에도 이니에스타가 전매특허 팬텀드리블로 그라운드를 누볐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그가 가진 기본기와 드리블 정확도 등을 고려하면 충분히 가능한 그림이다.

이니에스타가 자주 구사하는 팬텀드리블은 교과서적이면서도 특별하다. 매우 짧고 간결하지만 한치 오차도 없이 기계처럼 정확하다. '발에 공을 붙이고 다닌다'는 표현이 절로 나올 정도로 찰떡 같다. 자세히 보면 특별함을 알 수 있다. 빠르지 않은 그가 팬텀드리블 마스터로 불릴 수 있는 이유가 숨어 있다. 먼저 주위를 잘 살피고, 드리블을 짧게 몸에 최대한 붙인다. 움직이는 상황에서 공을 약간 뒤로까지 끌어당기며 상대 수비망을 벗어난다. 쉬워 보이지만 결코 쉽지 않은 동작이다. 엄청난 연습과 반복, 그리고 이미지 트레이닝이 더해져 만든 결과물이다.

팬텀드리블은 '비기'다. 수비수에겐 알고도 당하게 되는 골칫거리다. 디에고 마라도나, 리오넬 메시, 호나우지뉴, 호나우두, 그리고 최근엔 이강인까지. 드리블 좀 치는 선수라면 팬텀드리블을 기본 무기로 장착하고 있다. 최고 중의 최고가 이니에스타다. 171cm 68kg으로 신체조건이 좋지 않지만 빠르고 다리가 긴 선수들을 추풍낙엽처럼 무너뜨리며 유유히 지나가는 팬텀드리블을 수도 없이 많이 보여줬다. 나이는 들었지만 클래스는 영원한 법이기에 현역 생활 연장 의지를 나타낸 데 대해 박수를 보낸다.


필자는 학창 시절부터 축구광이었다. 무릎을 다치고 나이를 먹어 젊을 때처럼 힘차게 뛰지 못하지만 그래도 공 차는 걸 포기하지 않는다. 현재 체력과 운동 능력에 맞게 풋살장을 찾아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가장 짜릿한 순간 중 하나가 팬텀드리블로 상대 선수을 제쳤을 때다. 한참 어리고 훨씬 더 빠른 친구들을 팬텀드리블로 제쳐낼 때 느끼는 희열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다. 이니에스타의 현역 연장 소식을 보고 그의 팬텀드리블 영상을 다시 보니 묘한 흥분감이 가라앉지 않는다. 역대 최고의 '팬텀드리블 마스터' 이니에스타를 계속 응원한다.

[이니에스타.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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