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할래, 돈 줄래?”…불륜 상대 자녀도 해친다던 내연녀 결국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회사에 불륜 사실을 알린다고 협박하고 돈을 뜯어낸 내연녀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 여성은 불륜관계에 있던 남성의 어머니를 협박하고 자녀들도 해코지하겠다고 위협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울산지법 형사5단독 한윤옥 부장판사는 공갈·협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내연녀 A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A씨와 유부남인 B씨는 2017년 11월부터 2020년 3월까지 2년 넘게 부적절한 관계를 이어왔다. A씨는 교제 중이던 2018년 11월 B씨에게 전화로 “나와 결혼하든지, 돈을 달라”며 “그렇지 않으면 어머니에게 전화해 우리 관계를 알리겠다”고 위협했다.

다음 날에는 B씨의 어머니인 C씨에게 전화를 걸어 “B씨와 결혼하고 싶다, 임신을 한 상태”라면서 금전을 요구했다.

B씨가 거절하자 “회사에 알려서 (B씨, C씨의 가정이) 망신당해도 되나”라고 협박을 이어갔다. B씨의 아버지이자 C씨의 배우자를 찾아가겠다고도 협박했다.

B씨는 결국 자신의 배우자에게 A씨와 교제한 사실을 알렸다. 그러자 A씨는 B씨의 배우자가 자신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할 경우 “(B씨의) 아이들에게 해코지를 하겠다”거나 “(B씨가 다니는) 회사에 소문을 내고 죽어버리겠다”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A씨는 실제 B씨의 회사로 찾아가 불륜 사실을 직장에 알리겠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결국 B씨는 총 2200만원을 인출해 A씨에게 건넸다.

A씨는 재판에 넘겨졌다. 한 판사는 “A씨가 불륜 사실을 피해자가 다니는 회사에 알리겠다는 취지로 협박 내지 공갈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A씨는 범행 이후 B씨와 관계가 회복됐다면서 문자메시지 등의 대화 내용을 증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한 판사는 “B씨는 어떻게든 A씨가 외부에 불륜사실을 알리는 등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도록 A씨를 달래고자 하는 입장에 있었다”며 “그와 같은 상황에서 나눈 일부 대화 내용은 결과적으로 범행 후 사후적 정황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