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런 우려 커지는 새마을금고…다른 상호금융 괜찮나

이명철 2023. 7. 3.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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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 새마을금고 자산 건전성 우려가 커지자 예금자 보호 한도(5000만원) 이상 예금을 인출해 국책은행에 넣어둔 30대 고객 A씨.

지난 3월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우려가 한차례 일어난 후 새마을금고 예금 자체도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새마을금고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가 부실할 수 있다는 우려에 일부 고객이 예금을 인출하는 등 뱅크런 조짐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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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새마을금고]2월말 후 예금잔액 약 6조 줄어
3월 첫 우려 번졌을 때 이탈한 고객, 아직까지 신중
다른 상호금융들 “PF 비중 낮아, 연체율 집중 관리”
지난 2일 서울시내에 위치한 새마을금고 점포 앞을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올해 3월 새마을금고 자산 건전성 우려가 커지자 예금자 보호 한도(5000만원) 이상 예금을 인출해 국책은행에 넣어둔 30대 고객 A씨. 약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다시 예금을 집어넣을 생각은 없다. 새마을금고에서 여러 개의 금융상품에 가입한 상태인 60대 B씨는 혹시 예금을 보호받지 못할까 걱정이다. 지금 새마을금고에서 예금을 빼서 농협 같은 다른 상호금융에 넣어둘까 고민 중이다.

새마을금고의 연체율 상승 등 부실 우려가 커지면서 예금을 넣어둔 고객들의 불안이 다시 커지고 있다. 지난 3월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우려가 한차례 일어난 후 새마을금고 예금 자체도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새마을금고뿐 아니라 다른 상호금융의 안정성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질 전망이다.

3일 새마을금고중앙회와 한국은행의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6월말 기준 새마을금고 예금 잔액(잠정)은 259조5000억원으로 전년말(251조4209억원)보다 8조1000억원 정도 증가했다. 하지만 2월말 265조2700억원보다는 5조7700억원 줄어든 수준이다. 경제통계시스템을 통해 볼 수 있는 가장 최신 자료인 4월말 기준으로 봤을 때 새마을금고 수신잔액은 2월말보다 7조원 가량 줄어든 258조2800억원이다. 같은기간 신협과 상호금융(농·수협 등)이 각각 1조500억원, 9조원 증가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새마을금고 예금이 줄어들기 시작한 3월은 해외 은행들이 잇따라 뱅크런을 겪으며 파산했거나 위기를 겪었고 국내서도 은행 불안이 커졌던 시기다. 새마을금고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가 부실할 수 있다는 우려에 일부 고객이 예금을 인출하는 등 뱅크런 조짐이 일기도 했다.

새마을금고측은 “기존 고객으로부터 예치 받은 높은 금리 상품의 만기 도래로 일부 예금이 이탈하면서 3~4월 예금잔액이 잠시 감소했지만 5월부터 증가세를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새마을금고에 대한 우려가 다른 상호금융으로도 번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중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에 예금을 맡겼지만 연체율이 더 높고 유동성 위기가 불거질 경우 예금을 보호받지 못할 수 있다는 걱정이 나오는 것이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말 기준 농·수·산림조합 및 신협의 연체율은 2.4%로 작년말(1.5%) 대비 0.9%포인트 상승했다. 새마을금고도 1분기 연체율이 5.3%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1분기말 국내은행 연체율이 0.33%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다만 다른 상호금융의 경우 부동산 PF 비중과 현재 연체율 등을 고려하면 당장 유동성 위기를 걱정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한 상호금융 관계자는 “새마을금고는 상대적으로 부동산 PF 비중이 컸기 때문에 이에 대한 부실 우려가 큰 것”이라며 “지난해부터 가계대출과 소상공인 대출 등의 리스크에 대응해 연체율 관리와 충당금 적립 등을 실시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신협의 경우 올해 6월 들어 연체율 일부 지표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협 관계자는 “분기 전체를 계산하려면 아직 다소 시간이 걸리지만 일부 개선되는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1분기에 적자를 나타냈던 부분이 하반기에는 일부 흑자 전환이 예상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은은 최근 발행한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상호금융의 경우 중앙회의 유동성 지원 여력을 감안할 때 예금 인출 규모가 확대되더라도 실리콘밸리은행(SVB)처럼 극단적인 상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도 “예상치 못하게 빠른 속도로 뱅크런이 발생하면 신속히 대응하기 어려울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명철 (twomc@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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