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러, '마법의 퍼터'로 1610일만에 웃다
단종된 오디세이 제일버드로
연장 끝에 통산 6승 기록해
선수들 "쓰고 싶다" 요청에
캘러웨이 '한정판' 선보여
오렌지색 모자와 옷.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신인상을 받았고 인성이 좋아 '나이스 가이'로 통하는 리키 파울러(미국). 깊은 슬럼프를 벗어난 파울러가 다시 챔피언으로 돌아왔다.
3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PGA 투어 로켓 모기지 클래식 최종일 4라운드. 이날 단독 선두로 출발해 4타를 줄인 파울러는 합계 24언더파 264타로 경기를 마치며 애덤 해드윈(캐나다), 콜린 모리카와(미국)와 공동 선두가 됐다.
앞서 열린 US오픈처럼 자칫하면 또다시 우승을 눈앞에서 놓칠 수 있는 상황.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그의 손에는 '퍼팅 이득 타수' 1위를 만든 마법의 퍼터가 들려 있었고 연장 첫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 스스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2019년 2월 피닉스오픈 이후 4년5개월, 1610일 만의 우승. PGA 투어 통산 6승을 기록한 파울러는 우승 상금으로 158만4000달러(약 20억9000만원)를 손에 쥐었다.
연장전 버디 퍼팅에 성공한 순간 아무 세리머니 없이 감격에 겨운 표정으로 잠시 서 있었을 정도로 의미 있는 우승이다.
파울러는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분명 올해 좋은 일이 많았고, 좋은 골프를 쳤으며, 어떻게 플레이했는지 느꼈기에 결국 우승은 시간문제라는 것을 알았다"고 돌아본 뒤 "물론 힘든 주말도 몇 번 보냈다. 우승도 훌륭하지만 인생엔 그것보다 더 많은 것이 있다"며 성숙하게 소감을 털어놨다.
2016년 세계랭킹 4위까지 올랐던 파울러. 하지만 2019~2020시즌부터 갑작스럽게 슬럼프에 빠졌고 지난해까지 세계랭킹 100위권 밖으로 밀려나 잊히는 듯했다. 하지만 묵묵하게 스윙을 교정하고 퍼터 등 용품을 교체하며 부활을 준비했다. 그리고 올해 화려하게 오렌지 보이의 부활을 알렸다. 2021년 태어난 딸 마야에게 '챔피언 아빠'의 모습을 보여준 것도 감동적이었다.
이날 파울러의 우승이 더욱 주목받는 포인트는 따로 있었다. 바로 파울러가 사용하고 있는 퍼터다. 2014년 출시됐다가 반응이 없어 단종된 오디세이 제일버드. 그런데 최근 '마법의 퍼터'로 주목받고 있다. PGA 투어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우승자 키건 브래들리(미국)에 이어 '메이저' US오픈 챔피언 윈덤 클라크(미국), 그리고 파울러까지 3주 연속 PGA 투어 챔피언의 손에는 이 퍼터가 들려 있었다. 게다가 다들 첫 우승 또는 부활을 알린 사연 많은 선수다.
이 퍼터를 쓰는 선수들이 속속 우승을 거두자 100명 넘는 선수들이 캘러웨이 측에 단종된 제일버드 퍼터를 구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현재 노승열도 이 퍼터로 바꿔 사용하고 있다. 이에 캘러웨이는 제일버드 퍼터를 다시 생산하기로 했고 동시에 '오디세이 제일버드 380'이라는 이름의 한정판도 내놨다. 파울러가 쓰고 있는 퍼터와 똑같은 무게와 길이다. 개당 399.99달러(약 52만3000원)로 비싸지만 온라인 주문이 쇄도하고 있을 정도로 주목받고 있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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