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 자꾸 미루는 아이 어쩌죠?"…청소년 ADHD 대처법
ADHD에 대한 일생의 종단 연구에 의하면, ADHD는 아동기 발달 장애로 성장하면서 약 50~60% 청소년은 청소년기에도 이 증상을 유지하지만, 약 30~40%는 자연 치유가 된다. 그리고 어린 시절에 ADHD를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으면 약물의 의존도가 떨어지고, 많은 경우에 정상적인 삶을 유지한다.
청소년 ADHD의 특징 중 과잉행동은 많이 줄어든다. 즉 수업 중에 돌아다니거나, 옆 사람과 이야기하고 부잡한 행동은 많이 줄어든다. 그러나 주의 결핍 행동은 지속되어서 학교에서 수학, 과학, 사회 과목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충동성도 어느 정도는 줄어들지만, 행동하기 전에 그 결과를 한 번 정도 예측하고 행동하기보다는 즉각적인 만족을 추구하고 즉흥적으로 행동하는 버릇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 청소년 ADHD의 학업 문제
과제 완성과 제출의 어려움: ADHD 청소년들은 학교 과제나 숙제를 마지막 순간까지 미루는 습관이 많다. 중간고사나 기말시험 준비 역시 마지막 순간까지 미루고 있다가, 시험 전날 밤을 새우면서 준비하는 습관이 있다. 시험을 위해서 준비를 해도 시험 당일 시험 불안이 많기에 ADHD의 주의 결핍과 시험 불안이 겹치면서 성적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서 본인도 좌절하고 부모 역시 자녀의 성적 때문에 걱정을 많이 한다.
-피자파이 기법을 통한 과제 및 시험 관리: ADHD 청소년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학교 과제 생각만 해도 어떻게 계획을 세우고 접근해야 할지 당황한다. 과제에 대해 세밀한 계획을 세우는 자체가 고통스럽기에 과제를 회피하고 미룬다고 한다. 이러한 청소년들에게는 피자파이처럼 원을 그리라고 하고 원을 과제를 완성해야 하는 날 수만큼 분할하도록 한다.
예를 들면 7일 후에 과제를 완성해서 학교에 제출해야 한다면, 원을 7개 파이로 나누도록 하고 중앙선을 출발선으로 정하고 월요일이라고 한다. 그리고 출발선에는 오늘 날짜를 적고 그 선과 원 중앙점을 연결한다. 그리고 다음 분할 선에는 화요일을 적는 식으로 반복한다. 오늘을 기준으로 한 피자 파이 안에는 과제를 완성하기 위해서 오늘 해야 할 일을 적고, 다음 파이 안에서는 다음 할 일을 나눠서 적는 식으로 반복해서 모든 파이 안을 채우도록 한다.
다른 말로 하면 과제 완수를 위해서 첫째 날: 주제 정하기, 둘째 날: 참고 자료 수집하고 검토하기, 셋째 날: 과제 초안을 작성하기, 넷째 날: 초안을 보완하기 위해서 자료를 더 수집하기, 다섯째 날: 과제를 전체적으로 완성하기, 여섯째 날: 완성한 과제를 다시 검토하고 확정하기, 일곱째 날: 과제를 학교에 제출하기로 점차적인 계획을 세우고 오늘에 할 일은 오늘하고, 쉬거나 다른 일을 해도 된다. 이렇게 만든 피자파이 원을 따라서 하루 일을 완수 하면 부담 없이 전체 과제를 완수할 수 있다.
이처럼 피자파이 기법은 차후에 논문을 완성하거나 회사에서 큰 프로젝트를 완성하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ADHD 증상이 있는 사람들은 과제를 부여 받으면 완성한 작품에 초점을 두면서, 그 과제를 완성하는 과정과 구체적인 방법을 고려하는데 취약하다. 그러나 차분하게 하루에 조금씩 과제를 완수해 나가다 보면 결국에는 큰 과제를 완수할 수 있다.
-프리맥 원리(Premack Principle)를 통한 숙제 관리 기법: 프리맥 원리란 행동 수정에서 많이 사용되는 기법으로 강화 없이도 본인이 잘하는 행동을 이용해서 다른 행동을 할 때 강화물로 사용하는 것이다. 즉 ADHD 자녀는 본인이 원하는 게임은 부모가 하지 말라고 해도 하는 행동이기에, 자녀와 상의해서 본인이 숙제를 했을 때 게임을 강화물로 이용하도록 적용하면 도움이 된다. 보통은 부모가 "너 숙제하고 게임을 해라!"라고 하는데, 일방적인 명령으로 접근하면 청소년 자녀는 반발하면서 부모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 그러나 청소년 자녀에게 "000야, 너는 게임을 좋아하니까, 너 자신 스스로 숙제를 완성하거나, 공부했을 때, 네가 좋아하는 게임을 너 스스로를 보상하는 방법으로 사용해서, 너를 강화하면 어떨까?"라는 식으로 접근해서 자녀 스스로 자신을 동기화하고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통제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면 아주 좋다. 프리맥 원리는 ADHD 자녀가 자신의 다른 부정적인 행동을 수정하는 데에도 사용할 수 있다. 즉 방을 치우고, 자신을 아이스크림으로 보상해 주고, 운동을 한 후에 TV를 보는 방식으로 자신을 통제하도록 해 준다.
◆ ADHD 청소년 자녀들과의 대화 기법
청소년 ADHD 자녀를 둔 부모는 자녀들과 대화를 하려고 하면 말을 안 듣고 중간에 자리를 뜨기에 답답하다고 한다. 다음과 같은 소크라테스식 자기 스스로 발견하기(self-discovery) 대화법사용을 권장한다.
▸청소년 자녀들을 위한 소크라테스식 대화 기법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제자들이 스스로 해답을 알아가게 하는 귀납적(歸納的)인 대화 기법을 사용해서 제자들을 훈련했다. 소크라테스식 대화 기법을 청소년들에게 적용하는 예는 다음과 같다. ADHD 자녀들은 가끔은 엉뚱한 계획을 세운다. 필자의 상담 케이스 중에 중3 여학생이 엄마에게 "엄마 나 내일부터 학교 안 가고 가수가 되기 위해서 가수 학원에 갈 거야!"라는 통보를 해서 엄마와 많이 다투다가 상담실에 오게 되었다. 필자는 다음과 같이 대화를 이어 갔다.
상담자: 000야, 학교가 네가 원하는 가수가 되는 꿈에 별로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해서 학교를 그만두고 학원에 가려는 멋있는 계획을 세웠네. 축하해. 그런데 궁금한 것이 있는데, 어떤 학원에 지원할 것인데?
청소년: 집 근처에 아주 좋은 곳이 있어요.
상담자: 그곳에서 훈련을 받으면 합격률이 얼마인지 조사 했어?
청소년: 정확히는 모르지만 좋은 학원으로 알고 있어요.
상담자: 그런데 지금 연예인이 되려는 청소년이나 젊은이들이 몇 명이나 되는지 조사해 보았어?
청소년: 아니요.
상담자: 내가 알기로는 100만 명이 넘는다고 알고 있는데, 그 중에서 몇몇 사람만 가수로 성공하는데, 어떻게 생각해? 그리고 기존 가수 중에 중학교 중퇴한 가수로 성공한 사람들이 있을까? -중략-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처럼 청소년 자녀의 결정을 하나하나 이 잡듯이 검증하면서 대화를 시도하니 일단 학교에 돌아가서 졸업하고 다음 기회를 보려는 심정으로 상담을 마친 경험이 있었다.
청소년 자녀들에게는 부모가 결론을 말하고 따르라고 강요하지 말고, 청소년 자녀가 자신의 카드를 꺼내게 해서 그것을 부모와 같이 점검하고, 그 과정에서 부모의 마지막 카드를 꺼내도록 해라. 지피지기(知彼知己)는 백전백승(百戰百勝)이라는 손자병법을 청소년 자녀와 대화하는데 적용해 보기 바란다.
채규만 교수 (kmchae@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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