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기기 전선 다 잘려있어”...100만원어치 이삿짐 훔친 할머니들

최윤정 2023. 7. 3.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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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사 중 집 앞에 놔둔 짐이 도둑을 맞은 사연이 전해졌다.

대기하던 A씨는 센터 직원에게 '어떤 할머니가 짐을 건드리고 있다'는 전화를 받았다.

A씨는 "같은 건물에 거주하는 주민분이 할머니의 행동을 저지하려 했으나, 할머니는 본인 짐이라고 우겼다고 한다. 그래서 이상함을 느낀 주민이 건물 앞에 있던 이삿짐 직원을 불렀다"고 주장했다.

이삿짐 직원이 항의를 한 후에야 할머니는 "몰랐다"며 유모차에 챙겼던 삼각대, 침낭, 이불, 옷 등을 내려놨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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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공개한 콘센트가 사라진 고데기, 헤어 드라이기, 멀티탭의 모습(왼쪽), 이삿짐을 가져가는 할머니들의 모습이 담긴 CCTV 영상.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이사 중 집 앞에 놔둔 짐이 도둑을 맞은 사연이 전해졌다.

3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할매 2인조 이삿짐 도난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지난달 30일 강동구 천호동에 이삿짐 센터를 이용해 짐을 옮기다 짐이 없어졌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A씨는 당시 10분도 안되는 거리를 이사하던 중 1톤차를 이용해 이삿짐을 옮긴 후, 남은 짐은 용달차 하나를 불러 짐을 실어가려 기다리고 있었다.

대기하던 A씨는 센터 직원에게 ‘어떤 할머니가 짐을 건드리고 있다’는 전화를 받았다. 그는 “전화기 너머로 어떤 남성이 그렇게 가져가면 안된다고 소리치는 것도 들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저희가 퀵을 불러 짐을 실어줘야하는 상황이라 바로 갈 수 없었다. 그래서 직원분께 대신 저지를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사올 집에 들어와 보니 1층 현관 옆 쌓아둔 짐이 풀어져 있었다. 직원분이 ‘침낭이랑 삼각대 등을 가져가려는 것을 막았다’고 하셔서 그렇게 (상황이) 정리된 줄 알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A씨는 집에서 짐정리를 하던 중 황당한 경험을 하게 됐다고. 그는 “짐에 들어있던 전자기기 전선이 다 잘린채로 들어있어 충격 받았다.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뭐가 잘못됬구나 깨달았다”고 말했다.

A씨가 글과 함께 게재한 사진에는 전선이 모조리 잘린 고데기, 헤어 드라이기, 멀티탭 등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상황의 심각성을 뒤늦게 인지한 A씨는 건물 관리인 측에 폐쇄회로(CC)TV를 요청했다. 그는 “어떤 할머니가 건물 1층에 들어오더니 짐을 뒤지다가 우편함에서 무언가를 꺼내서 가져갔다. 뭘 가져갔는지는 모른다”고 했다.

또 “몇분 후 유모차를 끄는 다른 분이 또 오셔서 짐을 다 풀고 뜯어서 해부했다. 태블릿을 본인 가방에 챙겼다. 먼저 온 할머니는 생필품(휴지, 종이컵) 등을 들고 먼저 사라졌다”고 토로했다.

CCTV에는 소형가전과 멀티탭 전선을 잘라가는 또 다른 할머니의 모습도 보였다. A씨는 “같은 건물에 거주하는 주민분이 할머니의 행동을 저지하려 했으나, 할머니는 본인 짐이라고 우겼다고 한다. 그래서 이상함을 느낀 주민이 건물 앞에 있던 이삿짐 직원을 불렀다”고 주장했다.

이삿짐 직원이 항의를 한 후에야 할머니는 “몰랐다”며 유모차에 챙겼던 삼각대, 침낭, 이불, 옷 등을 내려놨다고. A씨는 “그런데 미리 챙긴 태블릿, 캠핑 용품과 잘라간 전선은 그대로 챙겨서 갔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그는 “이날 오후 7시 잘린 선을 발견하고, 112 신고 후 진술서를 작성할 때만 해도 생필품, 캠핑용품을 가져간 것 같다고 진술서를 작성했는데 지금 태블릿포함해서 100만원은 넘는 물건을 가져가셨다”며 분노를 표했다.

아울러 “이걸 어떻게 해야하는지 (모르겠다) 너무 열이 받는다. 배상도 배상인데 처벌을 받았으면 한다”며 할머니들을 찾을 방법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이 소식을 접한 일부 커뮤니티 회원들은 “전선 고물상에 팔려고 그런 것 같다.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싹 잡아서 손해 비용 청구해라”, “정식으로 고소장 작성해라” 등 댓글을 달았다.

반대로 “할머니가 모르고 그러셨을 수도 있지 않냐”, “이사짐 물품을 밖에 잠시 놓을 때는 ‘가져가지 말라’는 문구를 종이에 써서 붙여놔야 안전하다” 등의 반응을 보이는 이도 있었다.

최윤정 온라인 뉴스 기자 mary170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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