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올 팀은 올라온다” 부진하던 KT, 키움 가파른 상승세··· 대혼전 접어든 KBO 중위권 레이스
2023 프로야구 시즌 초반 KT와 키움의 부진은 예상 밖이었다. 개막 전 KT는 LG와 우승을 다툴 ‘양강’ 후보로 지목받았다. 이정후와 함께 모든 걸 불태울 준비를 마친 키움 역시 대권을 노려볼 강호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개막 첫 두 달 KT와 키움은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5월을 마쳤을 때 KT가 10위, 키움이 8위에 머물렀다.
부상의 악령이 KT를 괴롭혔다. 불펜 주축인 주권과 김민수, ‘철인’ 외야수 배정대가 시즌 시작도 전에 부상으로 이탈했다. 토종 에이스 소형준은 개막 일주일 만에 부상으로 빠지더니, 5월 들어서는 팔꿈치 인대 파열로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키움의 부진은 이유를 짚기도 어려웠다. 공수 지표로만 따지면 중위권 싸움을 벌여야 할 성적이었다. 5월 31일까지 기대승률(0.492)과 실제 승률(0.420) 사이 괴리가 컸다.
KT·키움이 부진한 사이 롯데와 NC가 예상 밖 돌풍을 일으켰다. 롯데가 먼저 분위기를 탔다. 4월의 롯데는 14년 만의 9연승 돌풍을 일으키며 LG, SSG와 함께 3강 구도를 형성했다. 롯데의 기세가 잦아든 6월 초는 NC의 시간이었다. LG와 SSG 3연전을 차례로 쓸어 담으며 3위로 올라섰다. 선두권까지 사정거리에 뒀다.
그러나 시즌 반환점에 이른 지금, 리그 구도는 빠르게 재조정되고 있다. 잇따른 부상 불운에 전력 한계 등을 노출하며 NC와 롯데가 흔들리고 있다. 시즌 전 상위권으로 평가받지 못했던 두 팀의 힘이 떨어지는 모양새다. 반면 기존 강호로 평가받았던 KT와 키움이 초반 부진을 만회하며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KT는 6월 한 달 15승 8패로 리그 최고 성적을 거뒀다. 7월도 NC 상대 1907일 만에 시리즈 스윕을 달성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이탈한 선수들이 돌아왔고, 부진하던 외국인 보 슐서 대신 윌리엄 쿠에바스를 재영입하며 탄력을 받았다. 키움도 상승세가 뚜렷하다. 6월 성적 14승 9패로 KT, LG 바로 다음이다. 첫 두 달 부진했던 이정후가 6월 타율 0.374로 회복하면서 타선의 힘이 배가됐다. 선발은 시즌 내내 탄탄했다.
시간이 지나면 부상 선수는 돌아오고, 지표와 성적의 간극도 좁혀지기 마련이다. 결국 올라올 팀들이 올라오고 있는 셈이다.
KT와 키움이 ‘자기 자리’를 향해 속도를 올리면서 중위권 판도는 대혼전 양상이다. 8연승 돌풍의 한화까지 성적 싸움에 가세했고, 9위로 처진 KIA도 외국인 투수를 교체하며 반등을 노리고 있다. 위태롭게 3위를 지키고 있는 NC와 9위 KIA의 간격이 불과 5경기다. 1위를 놓고 ‘그들만의 리그’에 돌입한 LG와 SSG, 어느새 9위와 4.5경기차 최하위로 처진 삼성을 제외하고 7개 팀 모두가 격렬한 중위권 레이스를 벌이는 중이다.
15일 올스타전까지 10일 여가 남았다. 한 단계라도 더 높은 순위에서 후반기를 맞이하기 위한 각 구단의 전반기 남은 기간 총력전이 이어지고 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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