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임종룡 체제, 마지막 '퍼즐' 맞췄다

이경남 2023. 7. 3.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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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일 프로젝트'의 결과 조병규 우리은행장 취임
기업금융 명가 재건·순익 체력 확보 우선 과제

임종룡 회장 체제 우리금융지주가 본격적인 행보를 위한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임종룡 회장이 고심끝에 낙점한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취임하면서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에게 주어진 과제는 크게 두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임종룡 회장이 당부한 것과 마찬가지로 '기업금융의 명가' 재건이다. 여기에 앞으로 녹록지 않은 금융환경속에서 안정적인 리스크 관리와 함께 일정 수준의 실적을 내야 하는 상황이다.  

조병규 우리은행장. /그래픽=비즈워치

임종룡 체제 우리금융, 본격 가동

우리은행은 3일 서울 중구 본점에서 조병규 행장이 취임식을 갖고 임기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조병규 행장이 취임하면서 임종룡 회장 체제 우리금융지주가 본격적인 항해를 시작하게 된다.

앞서 지난 3월 임종룡 회장은 취임 직후 계열사 CEO를 물갈이 하면서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관련기사 : 우리금융에 '메스'댄 임종룡…조직 싹 바꿨다

다만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의 수장은 쉽게 결정하지 않았다. 그간 몇 차례의 회의 이후 결정하던 관례를 깨고 장기간 검증하는 절차를 도입했다. ▷관련기사 : 우리금융 '은행장 선출, 60일 프로젝트'…그 성과와 과제

임 회장이 우리은행장 선임에 장고한 것은 우선 촘촘한 검증을 거친 은행장을 통해 능력과 성과 위주의 인사를 펼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우리금융지주내 뿌리깊게 자리잡았던 구 한일은행 출신과 구 상업은행 출신간 계파갈등을 종식시키겠다는 의지도 더했다는 평가다.

금융권에서는 임 회장과 가장 손발을 많이 맞추게 될 조병규 행장이 취임한 만큼 임 회장이 추구하는 경영전략이 우리은행을 중심으로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임종룡 회장은 현장 영업력을 끌어올리는 경영방침을 세운 바 있다. 조 행장 역시 이달중 이를 바탕에 둔 조직을 개편에 나설 예정이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3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진행된 취임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우리은행 제공

조병규 우리은행장의 과제 

조병규 우리은행장에게 가장 직면한 과제는 단연 '기업금융 명가' 재건이다. 이는 임 회장이 취임 직후 강조했던 부분인 동시에 기업금융 분야에서 전문성을 닦아온 조 행장이 선임된 배경으로도 꼽힌다.

조 행장 역시 임기중 기업금융 분야에서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조 행장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특화채널을 신설해 중소기업 지원을 강화하고 새롭게 성장하는 유망한 기업에 투자하는 등 기업금융 영업력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가계대출의 경우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문턱이 높아진 데다가 인터넷전문은행 등 경쟁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영업력 확대가 쉽지 않다"며 "기업금융의 경우 은행이 타 금융권에 비해 경쟁력이 높고 자금수요도 일정 수준 유지되기 때문에 핵심 먹거리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현재 우리은행의 기업금융 경쟁력은 4대 은행중에 가장 약하다는 평가다. 지난달말 기준 우리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132조원 수준이다. 신한, KB국민, 하나 등 경쟁은행의 기업대출 취급 잔액이 150조원 이상이라는 점과 비교하면 기업금융 강화가 절실하다.

조 행장의 다른 과제는 안정적인 리스크 관리 속에서 일정 수준의 순익을 내는 체력을 다지는 것이다. 녹록지 않은 금융환경이 이어지면서 금융당국은 은행들에게 대규모 충당금 적립 등 손실흡수능력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충당금 적립 규모를 늘린다면 향후 부실에 대비할 수 있는 체력은 늘어나지만 순익은 줄어들게 된다.

우리은행은 우리금융지주의 순익 80% 이상을 책임지는 핵심 계열사다. 우리은행이 일정 수준의 순익을 내지 못한다면 지주사 전체의 성장 동력이 주춤해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조 행장은 재무건전성을 유지하면서도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부분, 즉 비이자 이익 수익원을 발굴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은행의 핵심 비이자 수익원으로 꼽히는 자산관리 분야에 있어 우리은행은 DLF(파생결합증권)이라는 홍역을 앓은 바 있다.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면서도 자산관리 능력을 끌어올리는 묘수를 발굴해야 하는 숙제가 남아있는 셈이다.

이경남 (lk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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