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애인 불법촬영물 유포 협박·갈취범 구속하라"

경남여성복지상담소·시설협의회
영상 유포 빌미로 4000만원 현금 갈취

[창원=뉴시스] 김기진 기자 = 경남여성복지상담소·시설협의회 44개 기관은 헤어진 연인에게 불법촬영물 유포를 빌미로 수차례에 걸쳐 수천만원의 금품을 뜯어내고 도주한 가해자의 신상공개와 구속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 단체는 3일 창원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남 불법촬영 유포 협박, 금품갈취' 사건 가해자의 구속과 피해자 안전대책을 촉구했다.

이들은 "수사 당시 경찰이 가해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구속영장실질심사에서 도주 우려가 없다며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와 재판이 진행됐다"며 "재판 진행 중에도 가해자는 핑계를 대며 재판에 수 차례 불출석하다 다른 범죄로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뒤 도주해 해당 재판이 무기한 중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구속영장이 발부되고 지명수배를 내린 것 만으로는 피해자를 보호할 수 없다"며 "가해자가 구속되지 않아 피해자는 극심한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며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할 정도로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2021년 11월2일 피해자인 A씨는 헤어진 남자친구가 불법촬영된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고 금품 갈취가 반복되자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2021년 11월5일 20대 남성 B씨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과 공갈협박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법원은 영장을 기각했다.

B씨는 A씨에게 장거리 연애가 힘들다며 성관계 영상 촬영을 요구해 영상을 찍은 후 영상 유포를 빌미로 폭언을 하고 약 4000만원의 금품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 A씨는 동영상이 유포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가족을 해치겠다는 협박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하고 대출을 받아 돈을 마련했다.

해당 사건은 한 달전 JTBC '사건반장' 프로그램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가해자의 부친이 교수여서 신고해도 가해자는 처벌받지 않는다는 내용과 함께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폭언을 하는 과정이 소개되기도 했다.

B씨는 다른 사건으로 구속 상태로 있다가 올해 1월10일 대구지방법원에서 보석으로 풀려났다.

이후 지난 4월4일 재판에서도 B씨가 개인 사유를 이유로 재판에 불출석하자 다음날인 5일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검찰은 B씨가 도주한 것이 확인되자 지명수배를 내렸다.

지난 5월9일 창원지법에서 선고가 예정됐지만 B씨가 출석하지 않아 재판은 무기한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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