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강남 집값 잡아야, 교통비 인상 불가피"

김지현 기자, 이소은 기자, 기성훈 기자 2023. 7. 3.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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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약자 동행·매력 도시 목표 향해 정진, 공약사업 완수할 것"
오세훈 서울시장이 3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성과 및 향후 시정 운영방향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약자와 동행하고, 서울의 매력을 높여서 도시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두 가지 목표를 향해 앞으로 더욱 정진하겠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3일 서울시청에서 진행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남은 임기 동안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들에게 약속한 공약사업 완수"라고 강조한 뒤 "숫자로 나타나는 성과는 물론 민생의 현장에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정책의 완성도를 높여나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 시장은 그간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와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등을 중심으로 한 개발 사업과 '약자와의 동행'을 앞세운 복지정책에 초점을 맞춰 시정을 운영해왔다.

우선 한강변 높이제한 등 규제 완화에 대해 "높이를 제한하는게 목표가 아니라 용적률을 더 쓸 수 있도록 하는 대신 공공기여를 통해 어떤 형태로든 시민들에게 이익이 되는 공간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라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최근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의 높이규제를 풀기로 한 것과 관련해서도 "트리마제(고급 주상복합 아파트 단지)와 성수대교 사이 960m 부분에 하늘 덮개공원이 만들어지고, 그 구간의 강변도로는 지하화된다"며 "앞으로 한강변의 높이 제한이 풀리는 곳은 이런 콘셉트를 도입해 한강공원이 점점 넓어지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약자와의 동행' 사업은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면서도 보완하겠단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가장 의미있는 사업으로 '서울런(교육 격차 해소 인터넷 강의 플랫폼'을 꼽은 뒤 "참가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어떻게 한 인생을 바꿀 수 있는가를 들으며 강한 보람을 느꼈다"면서 "함께 성장해 가자는 이상을 실현해 나가는데 좀 더 좋은 방법론과 정책은 없을지, 새로운 사업은 없을지를 고민하겠다"고 약속했다.
"강남 집값 잡아야, 최대한 억제"
/사진=뉴스1
부동산 가격은 더 낮아져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오 시장은 "집값이 높아질수록 자산격차가 커지고 생활비에서 주거비 비중이 높아져 경제운용 기조에도 지장이 생긴다"며 "전제보증금 상승을 대비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빈곤의 악순환에서 세입자들을 탈출시키려면 주거비는 항상 최소화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강남 집값을 잡는 게 서울 집값을 잡는 첩경이고 전국 집값이 불필요하게 오르는 것을 막는 방파제 역할을 한다고 정책적 판단을 하고 있다"며 "어떤 경우에든 강남 집값이 오르는 것은 시정으로 최대한 억제해 나가겠다"고 거듭 밝혔다.
한강변에 관광객들을 끌어모을 만한 시설이 없단 지적에 대해선 "누가 봐도 올해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지만, 꾸준한 인프라 투자를 통해 준비하지 못한게 뼈아프다"며 "토목이 죄악이란 패러다임에 젖어 지난 10년간 정체돼 있었다"고 박원순 전 시장을 겨냥하기도 했다.
"대중교통 요금 300원 인상 그대로"
/사진=뉴스1
대중교통 요금과 관련해선 인상이 불가피하단 점을 분명히 했다. 오 시장은 "기획재정부에 SOS(긴급지원)를 요청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법적 근거가 없다는 아주 냉정한 리액션(반응)이었다"면서 "(지하철 요금) 300원을 계속 올린다는 입장엔 변함이 없지만, 인상 시기를 조절해 최대한 정부의 부담을 던다는 취지 하에 꾸준히 협의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와 협의 중인 외국인 가사도우미 도입에 대해선 궤도에 들어섰다면서도 아쉬운 부분이 남는다고 털어놨다. 그는 "홍콩과 싱가포르에선 (외국인 가사도우미 월급이) 한국 화폐가치로 100만원을 넘지 않는다"고 소개한 뒤 "우리도 100만원 정도로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좋겠는데, 현행법상 불가능하다"며 "지금으로서는 200만원 이상이 돼야 하는데 아이를 낳고자 하는 동기부여가 되긴 쉽지 않을 수준이라고 본다"고 진단했다.

침수방지시설 설치 부족 비판엔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중증장애인과 이동이 불편한 아동·어르신이 있는 가구에 대해선 100% 설치를 완료했다"며 "지난해와 같은 반지하 침수 인명사고가 재발할 가능성은 현저하게 낮아졌다"고 반박했다. 반지하 주택을 전부 시가 매입해야 한단 의견에도 "근원적 대책은 침수피해가 잦은 강남 지역과 도림천, 광화문 세 군데에 대심도 터널을 만드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저출산 대책 최우선, 이민도 고려"
오세훈 서울시장이 3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오 시장은 이날 시정의 최우선 순위로 '저출산 대책'를 내세우며 추진 중인 대책들이 통하지 않을 경우 이민도 고려할 수 있단 뜻을 내비쳤다. 그는 "제일 쉬운 접근법은 이미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외국의 젊은이들, 전문 인력들을 정착시키는 것"이라며 "다만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반드시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여당을 향해선 "좀 더 포용 성장에 초점을 맞췄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내년 4월에 열리는 총선과 관련해선 말을 아끼면서도 다수당이 좋겠다고 언급했다. 그는 "중앙정부의 예산을 받아오거나, 정책을 추진하는데 국회 차원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편 오 시장은 최근 서울시의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 TBS(서울교통방송)의 추가경정예산에 대해 "혁신안을 가져오라는 게 논리적으로 어색하지 않다"면서 "기본적인 전제조건을 갖추지 못한 방송이라고 평가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비판했다.

김지현 기자 flow@mt.co.kr 이소은 기자 luckysso@mt.co.kr 기성훈 기자 ki03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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