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7월 코스피 하단 2430·상단 2700”…“수출 개선” vs “미흡” 의견 엇갈려 [투자360]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7월 코스피 지수의 향방에 대한 증권가의 전망치가 엇갈렸다. 수출 여건 개선과 주요 기업들의 실적 회복 속도를 두고 다른 예상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7월 코스피 밴드(예상 등락 범위)를 2500∼2700으로 제시하고 글로벌 증시가 단기 과열을 해소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평가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악재의 무게감이 축소하는 가운데 호재의 무게감은 가중되는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며 “여전히 견조한 미국 경기가 글로벌 금융시장과 주식시장에 우호적인 투자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시장은 악재들을 상당 부분 선반영해 악재의 영향력이 크게 약화하고 있다”며 미국 금융권 불안도 중소 은행과 취약 은행의 이슈로 축소됐다고 분석했다.
국내 증시에서는 오는 7일 삼성전자의 실적 예상치 발표 등 2분기 실적 발표 시기가 코스피의 상승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됐다. 이 연구원은 “국내 펀더멘털(경제 기초체력) 저점 통과가 가시화하면서 코스피의 상대적인 강세 국면이 전개될 것”이라며 “3분기 중에는 코스피 2800선 돌파 시도가 예상된다”고 기대했다.
그는 국내 경기선행지수가 저점 수준에 진입한 것과 무역수지 흑자 전환, 반도체 등 제조업 경기 저점 통과 가능성,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 상승 등 관찰되고 있어 코스피에 우호적이라고 봤다.
KB증권 역시 이달 코스피 밴드를 2490∼2650으로 두고 자본재 수출이 실적 개선을 이끌 것으로 봤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제조시설 건설은 시차를 두고 한국의 자본재 수출을 끌어올린다”며 “자본재 수출 개선에 따른 턴어라운드(실적 개선) 기대감을 가져도 좋을 시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수혜가 가장 먼저, 길게 찾아오는 정보통신(IT)과 산업재, 에너지를 장기 비중 확대 업종으로 삼고 경기 민감 업종 중 지속력이 짧은 소재 업종은 중립 이상의 비중을 가져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2∼3개 분기가 지난 연말·연초쯤에는 실적 개선이 전이되는 소비재 비중을 조금씩 늘려가는 전략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한국투자증권도 이달 코스피 밴드를 2500∼2700으로 설정하고, 수출이 회복되면서 반도체와 자동차 업종이 증시를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그간 악화일로를 걸어왔던 한국 수출이 드디어 개선되고 있다”며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 증가율은 저점에서 반등하고 있고 3분기 수출 경기 전망지수가 직전보다 높게 확인되는 등 수출 회복 가능성이 커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과거 미국의 기준금리가 하향 조정돼 한미 기준금리 역전 폭이 줄어들던 시기에는 미국의 소비가 회복된 데 따라 국내 IT와 경기소비재 업종이 크게 수혜를 봤다. 김 연구원은 “앞으로 도래할 한미 기준금리 역전 폭의 축소를 고려하면 이번에도 미국 소비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며 “자동차가 포함된 경기소비재는 이익 증가율이 높아 주가 상승을 지지할 수 있고, 반도체를 포함한 IT는 하반기 회복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주가에 반영해 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이달 코스피 전망치를 2430∼2650으로 제시한 현대차증권은 기업 실적 추정치의 상향 속도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인 기업 실적 추정치의 상향 조정 속도가 숨 고르기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수출 경기가 개선됐지만 시장의 기대에 비해 미흡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의 경기 회복세가 지연되면서 지난달 수출 증가율은 시장 예상치(-3.0%)보다 저조한 -6.0%였다”며 “무역수지도 11억3000억 달러 흑자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25억1000억달러)보다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도체 부문의 12개월 선행 EPS는 저점 대비 약 9조원가량 반등했지만, 반등 폭은 다른 업종들이 상대적으로 가파르다”고 부연했다.
한편,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추가적으로 인상할 가능성이 여전히 불안 요인이지만 증시에 미칠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이경민 연구원은 “이달 FOMC 전후로 추가 금리 인상 우려에 지수 등락이 있을 수 있지만, 이후에는 오히려 통화정책 안도감 유입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며 “미국의 완만한 경기 둔화와 중국의 경기 회복 강도 및 속도에 따라 지수 상승 탄력이 결정될 것”이라고 봤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연준과 시장의 생각은 서로 다르지만, 결국 논쟁의 끝엔 금리 인상이 올해 종료된다는 사실이 자리 잡고 있다”며 “이제는 높아진 금리가 점차 낮아질 가능성을 염두에 둘 때”라고 조언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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