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복학교를 지켜주세요…진영논리에 사라질까봐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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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찾은 부산 북구 구포초등학교 담벼락에는 "아이들이 행복한 다행복학교를 지켜주세요"라고 쓴 펼침막이 걸려 있었다.
'다행복학교를 지켜달라'는 펼침막은 지난달 처음 걸리기 시작해, 3일 현재 부산 시내 20여 학교에서 볼 수 있다.
펼침막은 다행복학교 학부모들이 2016년 결성한 '부산다행복교육 학부모네트워크'가 주도해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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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찾은 부산 북구 구포초등학교 담벼락에는 “아이들이 행복한 다행복학교를 지켜주세요”라고 쓴 펼침막이 걸려 있었다. 맞은편 가람중학교 정문에도 같은 펼침막이 있었다.
‘다행복학교를 지켜달라’는 펼침막은 지난달 처음 걸리기 시작해, 3일 현재 부산 시내 20여 학교에서 볼 수 있다. 펼침막은 다행복학교 학부모들이 2016년 결성한 ‘부산다행복교육 학부모네트워크’가 주도해 걸고 있다. 이 단체의 정미하 운영위원은 “다행복학교가 주는 교육적 이점을 많이 누렸는데, 교육감이 바뀐 뒤 진영논리에 따라 사라지는 건 아닐까 불안해서 학부모들이 다시 모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행복학교는 부산형 혁신학교다. 혁신학교는 2009년 김상곤 경기교육감이 처음 도입했는데, 2010년 진보교육감들이 전국에서 고루 당선되면서 경기 이외 지역으로 확산됐다. 2017년 출범한 문재인 정부에선 ‘혁신학교 확산’을 국정과제로까지 채택했다. 주입식, 줄 세우기식 교육을 지양하고, 교육 주체들의 소통·협력을 바탕으로 교육자치 활동이 활발히 펼쳐지는 등의 장점도 컸지만, 중고교 혁신학교는 내신 성적과 대학수학능력시험 위주의 대입 구조와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었던 게 사실이다.
이런 혁신학교는 지난해 윤석열 정부의 출범에 이어 지방선거에서 보수 성향의 교육감들이 대거 당선되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경기·충북 등 일부 시·도교육청에선 새해부터 신규 또는 재지정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부산은 지난해 하반기 보수 성향의 하윤수 교육감이 취임한 뒤 올해부터 신규 지정 중단과 다행복학교 혜택 축소 등의 추진 방향을 발표했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부산에선 올해 처음으로 다행복학교 가운데 일반 학교로 전환하는 곳이 나왔다. 명일초·중리초·서명초·절영초다. 이들 학교는 지난해 9~10월 다행복학교의 4년 연장을 신청하는 공모에 응하지 않았다. 이로써 부산다행복학교는 65곳에서 61곳으로 감소했다.
부산교육청이 한국교원대에 용역을 맡긴 다행복학교 종합평가 결과도 학교들의 관심사다. 교육청이 “보고서가 나오면 다음달께 다행복학교 운영 방향을 결정짓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다행복학교 관계자는 “보고서가 부정적 내용으로 채워진다면 부산교육청이 이를 근거로 다행복학교 연장 조건을 더 까다롭게 하고 행·재정 지원을 완전히 중단할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상당수 학교가 연장 신청을 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다행복교육 학부모네트워크는 이번 종합평가가 전임 교육감의 대표 공약이었던 다행복학교를 진영논리에 따라 폐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해 두고 이뤄지는 것이 아닌지 의심한다. 부산시교육청 쪽은 “다행복학교가 8년을 지나면서 재평가할 때가 됐기 때문에 종합평가를 해서 방향을 결정하겠다는 것이지, 특정 방향을 정해 놓은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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