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 안흘려도 위험"...노인 탈수 예방법은?

김주미 2023. 7. 3.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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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주미 기자 ]

전국적으로 한낮 최고 기온이 35도 이상까지 치솟는 폭염이 찾아와 건강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이런 폭염에 가장 취약한 이들은 체온조절 기능이 떨어지는 노인들이다.

질병관리청 통계를 보면, 매년 온열질환자는 80대 이상 고령층에서 가장 많이 증가했다. 나이가 들수록 체온조절 기능과 온열질환을 인지하는 능력이 약해져 고체온증의 위험성이 높아지고, 수분 섭취량이 줄어들어 탈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 심장질환이나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까지 갖고 있다면 폭염에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치명적일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는 3일 "여름철 무더위로 인해 발생하는 노인 관련 문제 중에서 많은 원인은 탈수"라며 "고령의 노인은 의식하지 않은 사이 호흡과 땀을 통해 수분이 계속 배출되기 때문에 조금만 움직이거나 걸어도 탈수가 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통 무더위 속에 장시간 신체활동을 하면 열 방출을 위해 피부의 혈류 순환량과 발한량이 증가한다. 이같은 이유로 체중의 4~5% 정도 탈수가 발생하면 인체 기능은 물론 운동 능력도 현저히 낮아진다.

체액이 체중의 1.9% 정도 손실된 상태에서는 몸의 지구력도 10%가량 떨어진다. 그뿐만 아니라 혈장량이 줄고 체온 조절 기능이 약해져 심각한 열 질환이 일어날 수 있다.

탈수 증상으로는 평소 어렵지 않게 해오던 일상적 움직임이 힘들어지거나 무력감이 느껴지는 것이 대표적이다. 또 밥맛이 없어지는데, 식욕이 저하되면 국이나 야채를 통한 염분과 수분 섭취가 어려워져 탈수가 촉진될 수 있다.

소변량도 점차 줄어든다. 폭염 기간동안 평소보다 화장실 가는 횟수가 줄었다면 탈수를 의심할 수 있다. 밤에 깊은 잠이 안 오고 피곤이 쌓이며 무력감이 생기기도 한다.

탈수 예방을 위해서는 가까운 곳으로 이동할 때도 물병을 늘 들고 다니며 수시로 수분을 충분히 보충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물은 갈증이 생기기 전부터 조금씩, 자주 마셔야 한다. 폭염에 노출돼 목이 마르다고 느길 땐 이미 온열질환이 시작된 상태일 수 있다.

폭염의 날씨에 야외 활동을 한다면 15~20분마다 한 컵 정도의 물을 마시는 것이 적당하다. 이온 음료는 전해질이 적고 당분만 많이 섭취하게 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알코올이나 카페인은 탈수를 가속할 수 있어 멀리하는 것이 좋다.

거동이 불편한 고령, 독거노인, 신체 허약자, 환자 등은 폭염 기간동안 외출을 자제시키고 가족이나 이웃이 수시로 상태를 점검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야외활동을 하고 싶다면 하루 중 비교적 선선한 저녁이나 아침 시간을 활용해 간단한 산책 정도는 할 수 있다. 하지만, 체감 온도가 최고조에 달하는 정오부터 오후 5시까지는 야외 활동을 반드시 피하고, 비닐하우스 등에서 작업하는 일은 삼가야 한다.

야외활동 시 반드시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가벼운 옷을 걸쳐 자외선을 차단하는 것이 좋다. 또 야외활동 중 현기증, 메스꺼움, 두통, 근육경련 등의 증세가 나타나면 바로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 휴식을 취해야 한다.

냉방이 잘 되지 않는 실내에 머물 때에는 햇볕을 가리고 맞바람이 불도록 환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선풍기는 더운 바람이 나오더라도 틀지 않는 것보다 트는 게 온열질환 예방에 낫다. 밀폐된 공간에서 그나마 기류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심장병 환자들은 고온에 장시간 노출되면 체내 혈액량이 감소하고 전해질 균형이 깨져 맥박수가 올라가거나 부정맥이 발생하는 등 심장병이 악화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아침이 낮보다 선선해서 나가기 좋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심장병이 있다면 아침 역시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김대희 교수는 "교감신경은 우리가 자는 동안 작용이 줄었다가, 잠에서 깨면 활성화되기 시작한다"면서 "아침은 심장에 가장 큰 부담을 줄 수 있는 시간인 만큼 되도록 아침보다 저녁 시간을 이용해 야외활동을 하는 게 좋다"고 권고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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