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값 내리기 시작하는데…피자헛 등 외식업계 '요지부동' 왜?
CJ푸드빌도 빵값 인하 고심…피자 업계 "치즈 등 부담 여전해 아직"
[서울=뉴시스]주동일 기자 = 국내 제분기업 빅3 중 한 곳인 대한제분이 이달부터 밀가루 가격을 평균 6.4% 내리기로 결정했다.
밀가루 가격 인하와 함께 라면과 제과·제빵 기업에서 식품 가격을 조정하기 시작했지만, 아직 피자 등 외식업계에선 이런 인하 움직임에 선뜻 동참하지 않는 분위기다.
피자 업체들은 밀가루를 대량으로 구매하다보니 최근 인하분을 피자 가격에 바로 적용하긴 어려운 데다, 치즈를 비롯한 다른 주요 원재료 가격이 올라 오히려 부담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제분은 이달부터 밀가루 가격을 인하한다. 가격인하 대상 품목은 밀가루 주요 제품으로, 인하율은 평균 6.4%다. 대한제분은 일반 소비자 대상 제품(B2C)뿐만 아니라 기업 간 거래(B2B) 품목도 조정한다는 계획이다.
삼양사와 CJ제일제당은 밀가루 가격 인하와 관련해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특히 삼양사는 "타사 상황에 따라 고객별로 적절하게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제분기업에서 가격 인하 조짐이 보이자, 밀가루를 주로 사용하는 식품기업들도 가격을 내리기 시작했다. 특히 라면업계와 제과업계에 이어 제빵업계로도 가격인하 바람이 부는 분위기다.
실제로 파리바게뜨·던킨·SPC삼립 등을 운영하는 SPC그룹은 지난달 28일 일부 제품 가격을 내리기로 했다. 물가안정에 적극 동참하기 위해 이달 초부터 순차적으로 빵 가격을 인하한다.
이번에 인하하는 품목은 식사 대용으로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식빵류·크림빵·바게트 등이다. 총 30개 품목으로 평균인하율은 5%다.
뚜레쥬르와 빕스 등을 운영하는 CJ푸드빌도 가격 인하를 염두에 두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인하 폭과 시기는 내놓지 못하고 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가격을 인하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라며 "조만간 구체적인 품목과 인하율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발표까지 시간이 다소 걸리면서 매장에 직접 가격 인하 여부를 묻는 소비자도 나타났다.
한 뚜레쥬르 가맹점주는 "뚜레쥬르는 가격 안내리냐고 묻는 소비자들이 가끔 있는 건 사실"이라며 "아직 본사에서 구체적인 공문 등은 내려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 제빵기업 관계자는 가격을 내리려고 해도 실제로 반영하기까진 검토할 사안이 많아 어쩔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격을 얼마나 내렸을 때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예측하기 위해 여러 시뮬레이션을 돌려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긴 시간이 걸린다"며 "가격 인하 계획을 내는 게 생각처럼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소비자 물가를 체감하기 위해 더 많은 업체가 동참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직장인 A씨는 "식품가격이 내려갔다고는 하는데 아직 체감되는 것은 많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식당이나 프랜차이즈에서 가격을 내리면 체감이 더 잘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서울 기준 짜장면 가격은 지난 5월 6915원을 기록했다. 3년 전인 3년 전 5115원 대비 35.2% 증가한 액수다.]
같은 기간 칼국수는 7269원에서 8808원으로 21.2% 늘었다. 메밀과 밀가루를 함께 사용해 만드는 냉면 가격은 3년 사이 8885원에서 1만923원으로 22.9% 올랐다.
반면 밀가루 가격 인하를 반영한 중식당을 운영하는 B씨는 "밀가루 면을 사용한다고 해서 밀가루로만 음식을 만드는 건 아니지 않냐"며 "임대료부터 인건비까지 다 올랐는데 밀가루 가격이 방금 내려갔다고 바로 메뉴 가격을 내리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밀가루 사용량이 비교적 많은 피자 업계에서도 현재로선 가격 인하 계획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피자헛은 "원재료를 대규모로 구매하다 보니 최근 밀가루 가격 인하를 제품 가격에 바로 반영하긴 어렵다"며 "일단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스터피자 역시 "현재로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고피자는 "그간 원재료 인상분을 가격에 반영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치즈 가격 등이 몇 배 오른 상황이다 보니 현재로선 가격을 인하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
한편 피자알볼로는 지난달 15일 선제적으로 가격 인하를 발표했지만 피자 크기가 함께 줄어 '꼼수' 논란을 겪기도 했다.
당시 피자알볼로는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외식 트렌드 변화에 맞춰 전체 메뉴를 대상으로 가격 인하를 단행하고 피자 도우 사이즈도 업계 평균 크기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피자 판매가를 최대 6500원 조정했다. 사이드메뉴는 평균 약 730원 인하했다.
피자알볼로는 가격 인하 계획과 함께 "업계 평균 크기보다 컸던 도우 사이즈를 L 기준 13인치, R 기준 10인치로 조정했다"고 설명했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피자 크기가 줄면서 결과적으로 가격이 비싸진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d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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