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기애애'…20개월 만에 다시 만난 포항시장-포스코 회장(종합)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포스코홀딩스 본사 주소지를 놓고 마찰을 빚었던 이강덕 경북 포항시장과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20개월 만에 공식 석상에서 다시 만났다.
그동안 껄끄러운 관계란 세간 인식을 불식시키듯 양측은 활짝 웃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보였다.
이강덕 시장은 3일 포항시 남구 포스코 본사에서 열린 '포항제철소 1기 설비 종합준공 50주년 기념행사'에 초청받아 참석했다.
이 시장뿐만 아니라 이철우 경북도지사, 국민의힘 김정재·김병욱 의원, 백인규 포항시의회 의장 등도 참석했다.
이 시장과 최 회장은 2021년 11월 18일 포항 환호공원 체험형 조형물 '스페이스 워크' 제막식에서 만난 바 있다.
이후 지난해 냉천 범람에 따른 포항제철소 가동 중단과 관련해 국정감사 증인으로 10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참석했지만, 따로 현안을 논의할 여유를 갖지는 못했다.
20개월 만에 어느 정도 여유를 두고 만난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과 이강덕 시장은 이철우 지사와 함께 행사에 앞서 본사 영접실에서 비공개로 환담한 뒤 본사 대회의장으로 자리를 옮겨 기념행사를 치렀다.
영접실에서 대회의장으로 이동하는 동안 최정우 회장과 이철우 지사, 이강덕 시장 등은 밝게 웃으며 걸었고 함께 손을 잡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기념행사에서도 이강덕 시장은 축사 때 축하 인사와 함께 최정우 회장에게 포항시청을 방문해달라고 요청했다.
최 회장도 박수로 화답했다고 포스코 관계자는 전했다.
이철우 지사는 행사가 끝난 뒤 인터뷰를 통해 "이번에 포스코가 친환경 미래소재 대표기업으로 도약을 위해 2030년까지 121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는데, 그 중 73조원을 포항·광양 등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투자한다고 하니 이보다 더 기분 좋을 수 없다"고 말했다.
최정우 회장은 "포스코는 지난 50년간 포항에 있었고 앞으로 50년, 100년간 포항과 함께할 것"이라며 "2030년까지 121조원 중 73조원을 포항·광양지역에 투자하는데 앞으로 포항이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이강덕 시장은 "50주년 기념행사를 성대하게 한 만큼 100주년에는 더 크게 행사를 해달라고 했다"며 "회장을 시청에 초청했으니 오면 포항발전에 관한 얘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애초 행사를 내부적으로 치르기로 하고 외부 인사를 초청하지 않을 방침이었다.
그러나 경북도·포항시 도움으로 회사가 성장한 점 등을 고려해 도지사와 시장 등을 초청하기로 했다.
다만 이 시장의 경우 현재 신병 치료 중인 데다가 포항시민단체와 포스코 관계가 껄끄러운 점 때문에 참석 여부가 불투명했다.
포항시·시민단체와 포스코는 포스코그룹의 지주사 체제 전환에 따라 포스코홀딩스 본사 소재지를 서울에 두는 문제로 갈등을 빚었다.
2022년 초부터 포항시민단체가 연이어 집회를 열며 강하게 반발하자 포스코그룹은 이사회 및 주주 설득을 거쳐 지주회사 소재지를 포항으로 이전하고, 미래기술연구원 본원을 포항에 두며,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포항시와 지역 상생협력 및 투자사업을 협의하기로 포항시와 합의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홀딩스는 올해 3월 주주총회를 열어 본사 소재지를 서울에서 포항으로 이전하기로 의결했고 미래기술연구원은 4월에 포항에 본원 문을 열었다.
그러나 '포스코지주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 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는 "포스코홀딩스가 소재지 주소를 포항 포스코 본사로 옮겼고 미래기술연구원이 포항에 본원 개원식을 했지만 인력과 조직이 오지 않았다"며 집회를 열면서 현재까지 반발하고 있다.
이 시장은 "포스코 포항제철소 1기 설비 종합준공 50주년을 50만 포항시민과 함께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지금 이 시간에도 현장에서 수고하는 임직원 여러분께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포스코가 새로운 투자를 통해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국민기업으로 거듭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sds1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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