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CDC 전 국장 "공중보건, 정치적 노선에 따라 좌우돼선 안 돼"

"대통령이 CDC 수장 임명…근본적으로 정치적"
"당파성이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변수로 작용"

[서울=뉴시스]조성하 기자 = 2년 반 동안 코로나 방역 최전선에 섰던 로셸 월렌스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전 국장이 퇴임을 앞두고 '과학의 정치화'를 경고한 사실이 전해졌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월렌스키 전 국장이 지난달 말 사임 직전 인터뷰에서 "공중보건이 정치적 노선에 따라 좌우돼선 안 된다"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월렌스키 전 국장은 대통령이 수장을 임명하기에 CDC는 본질적으로 정치적 수밖에 없다며 "(CDC는) 대중에게 이름도 얼굴도 없는 기관이기 때문에 쉽게 정치적 희생양이 될 수 있다"고 털어놨다.

아울러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을 두고 그는 "가장 큰 격차는 관할구역과 투표 방식에 따라 발생했다"고 부연했다. 팬데믹 당시 정치적 당파성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여부에 가장 강력한 변수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그간 여론조사에서도 공화당 지지자는 민주당 지지자보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격리, 마스크 착용 등 CDC의 방역지침에 반대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 반면 민주당 지지자들은 공화당 지지자들보다 백신 접종을 주저하지 않는 경향을 보였다.

그는 "(미국인들이) 정치적 신념이 아니라 위험성을 스스로 평가해 건강과 관련한 결정을 내리길 원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학술 기관과 전문가들을 통한 팩트체크에 시민들이 직접 나설 것을 요청했다.

월렌스키 전 국장은 보건 당국의 지침이 팬데믹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변경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지 않았다며, 팬데믹 기간 동안 의사 소통의 실수를 인정하기도 했다.

월렌스키 전 국장은 코로나19 비상사태는 마무리됐으나 미국이 또다른 전염병 발생 가능성에 충분히 준비된 상황은 아니라며 "공중보건에 더 많은 자금과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reate@newsis.com

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