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수요 급증…5대 은행 가계대출 또 늘었다
주담대 4.6조↑…수신잔액도 17.7억원 ↑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연내 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감과 함께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이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6월말 시중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678조2454억원으로 5월말 677조6122억원보다 6332억원 늘어났다. 지난 5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증가세다. 가계대출 잔액 증가는 기존 대출 상환액보다 신규 대출이 더 많았다는 의미다.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하는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 5월말 509조6762억원에서 6월말 511조4007억원으로 1조7245억원 증가했다. 전세대출이 같은 기간 123조9570억원에서 120조9996억원으로 2조9574억원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5대 은행 주택구입 용도 주담대만 4조6819억원 증가했다는 의미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전날 기준 3417건으로 2021년 8월(4065건) 이후 가장 많았다. 지난 10월 559건까지 떨어졌다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6월에도 전날 기준 2174건(집계중)이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거래 증가 배경으로는 지난 2년여 금리상승 기간 동안 주택가격 하락으로 인한 수요 회복 등이 꼽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 5월에 비교해서 주택담보대출 증가는 집단대출보다 개별대출이 증가했다"며 "최근 대출금리가 소폭 상승하고는 있지만, 올초 연 5~7%대 금리에서 연 4%대로 내려온 것이 부동산 수요를 늘린 원인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주택시장 또한 고점을 회복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상급지 위주로 주택 가격이 상승하는 추세"라며 "전세대출이나 신용대출이 줄어들었음에도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했다는 것은 수요가 그만큼 살아났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날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4.21~6.14%로 나타났다. 최근 은행채 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지난 6월초 3.91~6.12%(6월1일 기준) 대비 금리 하단이 0.3%포인트, 상단이 0.02%포인트 상승했지만, 올해 초 5.15~8.11%(1월6일 기준)와 비교하면 각 2%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
가계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달에 이어 더 줄어들었다. 신용대출은 109조6731억원에서 108조9289억원으로 7442억원 감소했다.
기업 대출은 지난 5월 726조9887억원에서 732조3129억원으로 늘어났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 대출은 123조2116억원으로 4조8624억원 증가하며 지난해 12월(5조8667억원)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중소기업 대출은 609조1013억원으로 4618억원 증가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기업들의 경우 주요 자금조달 수단은 회사채 발행과 은행 대출이 있는데, 지난 5월에 이어 6월에도 회사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자금 조달에 부담이 커지자, 은행 대출을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회사채(AA-, 3년물) 금리는 4.596%로 5월말 4.394%(5월31일 기준) 대비 0.202%포인트 상승했다.
한편 5대 시중은행의 수신 잔액은 지난달에 이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5대 시중은행 총수신 잔액은 1913조3578억원으로 전월 1895조5696억원에서 17조7882억원 늘었다.
정기예금은 지난 5월 817조5915억원 대비 4조6827억원 늘어난 822조2742억원으로 집계됐다. 석달 연속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 6월초 3.7~3.8%(6월8일 기준 ·우대금리) 이날 3.71~3.85%로 조금씩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정기적금 역시 지난달 39조420억원에서 40조841억원으로 1조421억원 증가했다. 입금과 인출이 자유로운 요구불예금 잔액 또한 585조4546억원에서 604조6753억원으로 19조2207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기예금 금리가 큰 폭은 아니지만 석달째 상승하는 추세"라며 "이에 따라 정기예금으로 소비자들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요구불 예금의 경우 기업자유예금 쪽에서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요구불예금은 이자 수익이 거의 없어 기업들은 장기로 유치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통상 '대기 자금' 형태의 일시적인 증가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유진아 (gnyu4@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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