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교통요금 300원 인상…시기는 정부와 협의"[일문일답]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3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대중교통 요금 인상과 관련해 "300원을 올린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는 "강남 집값 상승세를 억제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백병원 폐원 사태에 대해서는 "서울시가 필요로 하는 의료기능을 하도록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오 시장과의 일문일답 중 주요 내용.
-서울시는 당초 대중교통 요금을 300원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하반기에 요금이 어느 정도 인상될지.
"그동안 교통요금 인상을 굉장히 자제해 왔던 서울시로서는 고육책이다. 교통공사는 1조2000억원, 버스 업계도 한 8500억 정도가 적자다. 그런 상황에서 요금 올리고 싶은 서울시장이 어디 있겠나. 그러나 이런 엄청난 적자 상태를 유지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가장 낮은 수준의 대중교통 요금을 유지하고는 싶지만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적자 구조 때문에 어려운 결단을 했다. 올리려는 절차에 착수를 했는데 서울시의회 의견 청취까지도 지금 다 마무리된 상태지만 중앙정부는 물가 오름세를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는 나름대로의 절박한 이유가 있다. 서울시가 그 점에 충분히 동의를 하고 협조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인상 시기를 조금 늦춘 상태다. 300원 정도는 올려야 적자 상태를 해소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중앙정부, 기재부에 SOS를 쳤지만 돌아온 답변은 법적 근거가 없다는 아주 냉정한 리액션이었다. 사실은 300원을 계속 올린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다만 인상 시기를 조절해 최대한 정부의 부담을 덜어드린다 하는 취지에서는 정부와 꾸준히 협의를 계속해 나가겠다. 시기를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일단 버스 요금은 300원을 올리는 것으로 결정을 했고, 지하철 요금은 코레일 뿐만 아니라 서울과 경기, 인천이 함께 생활권이기 때문에 논의해야 해 그 시기를 지금 특정해서 말씀드리긴 어렵다."
-지난해 수해를 겪고도 대책들이 실효성이 없다는 이런 비판 여론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추가 대비책은
"지난해 반지하 가구의 경우에 인명 사고까지 났기 때문에 온 국민적 관심사가 됐고 그 과정에서 서울시는 가급적이면 반지하 가구는 줄여나간다는 입장을 일찍 분명히 한 바 있다. 신규 주택 공급과 더불어 반지하는 앞으로 한 10년 내에 절반 이상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점을 감안해 최대한 빠른 속도로 정비 사업을 진행해 근원적으로 반지하 가구의 주택 형태는 줄여나간다는 게 서울시의 기본적인 입장이다. 앞으로 추가로 반지하 가구를 짓는 것을 법령 개정해서라도 억제해 나가겠다. 분명히 할 것은 지난해 서울시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하겠다고 한 것은 갑작스러운 폭우와 반지하 가구의 침수 때문에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 단시간 내에 반지하 가구로부터 탈출이 어려운 구성원이 있는 경우 최우선 순위를 둬 지상 이전을 추진하고, 최소한 침수방지시설은 완벽하게 설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단계별로 아동, 어르신 중 중증장애인이나 급히 대피하기 어려운 대상에 대한 침수방지시설 설치는 100% 완료가 됐다. 최소한 작년과 같은 사고가 다시 재발할 가능성은 현저하게 낮아진 셈이다. 침수 우려가 있는 2만7000가구의 경우에는 지금 침수방지시설 설치가 45% 정도 완료가 됐다. 주거 이전은 서울시가 의지를 갖고 있다고 해서 다 되는 게 아니다. 사시는 분들하고 합의가 필요하다. 계속 주거 이전 비율을 높이기 위해 협상 중이다. 2027년 말까지는 강남, 도림천 부근, 광화문 등 대심도 빗물 저류 터널을 마련하도록 돼 있는데 비용 문제 때문에 기재부와 끊임없는 협상을 하고 있다."
-성수전략정비구역의 층수 제한 완화 이유는.
"층고 제한을 없애는 것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층고 제한을 없애고 조금이라도 더 높이 올리고 용적률을 더 쓸 수 있도록 하는 대신에 서울시가 공공 기여를 받아내 전체의 이익이 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도록 하고 있다. 88도로나 강변도로의 상부를 덮고 한강 변으로 접근을 해 한강의 워터프론트 부분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 하는 제안이 많다. 이번 성수 전략정비지역의 경우에는 그 시스템이 도입돼 영동대교와 성수대교 사이에 정확히 말하면 트리마제와 성수대교 사이에 960m 부분에 하늘 덮개 공원이 만들어진다. 그 구간의 강변도로는 지하화가 되고 그 위로 잔디밭과 수목이 우거진 자연형 녹지공원이 만들어진다. 계속 이런 콘셉트가 도입돼 시민이 누리는 공간이 점점 더 넓어질 것이다."
-저출산 대책과 관련해 이민정책에 대한 의견은.
"최우선 순위는 조금이라도 한 명이라도 더 낳을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최대한 할 수 있는 것을 한다는 게 서울시의 기본 가장 중요한 정책 우선순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수년간 지속함에도 불구하고 크게 출생률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사회적인 공감대가 만들어지는 상황에서 차선책으로 이민도 고려해야 될 시기가 다가오고 있지 않느냐. 이민 정책은 지금부터 서서히 준비가 필요하다. 일본도 굉장히 이민에 대해 부정적인 상황이었는데 최근에 많이 생각이 바뀌어 오픈마인드가 됐다. 국민 공감대가 반드시 선행돼야 되는 문제다.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다는 전제 하에 국내에 입국해 공부하는 분들의 정착부터 시작해 양질의 전문 노동력을 최대한 외국에서 흡수하는 것이 아마 조만간 나라 간 경쟁 상태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 방향으로 준비를 해나갈 시기가 되지 않았나."
-부동산 시장이 심상치 않다. 집값 관련 정책은.
"기본적으로 저의 입장은 집값은 낮을수록 좋다. 주거 양극화가 우리 사회 양극화의 주범이기 때문이다. 집값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자산 격차가 커지는 것이고 자산 격차가 커지는 것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매달 지출해야 하는 생활비에서 주거비가 차지하는 포션이 높아지기 때문에 경제 운용 기조에도 굉장한 지장이 초래된다. 빈곤의 악순환에서 탈출시켜 드리기 위해서는 주거비가 항상 최소화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는 것이 정책 목표다. 강남 집값을 잡는 것이 우리 집값을 서울 시내 전체의 집값을 잡는 첩경이고 전국 집값이 불필요하게 오르는 것을 막는 방파제 역할을 한다고 판단한다. 어떤 경우에든 강남 집값이 오르는 것은 서울시의 정책으로 최대한 억제해 나가겠다는 게 저의 기본적인 입장이다. 최근에 이제 건설 원가, 인건비가 올라 일정 부분 주택가격이 인상되는 압력을 받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그러나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강남 집값의 상승은 서울시가 계속 억제해 나가겠다."
-서울형 공공의료를 확충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진척 상황과 백병원 폐원 이슈와 관련해선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언제 우리 곁에 찾아올지 모르는 팬데믹과 유사한 비상 상황에 대해 평소에 준비해야한다는 강한 필요성을 절감하고 공공의료에 대한 투자를 일찌감치 계획했다. 차근차근 진행 중에 있다. 돌발변수로 생긴 것이 백병원 문제다. 모든지 위기는 기회라 생각한다. 백병원을 중심으로 반경 3㎞ 내에 공공의료기관이 적지는 않다. 국립의료원, 서울대학교병원 등 5군데가 있다. 백병원을 상호 보완할 수 있는 쪽으로 계속 병원으로 남을 수 있도록 하는 방법론을 찾고 있다. 토지용도를 종합의료시설로 결정한 후에 감염병관리시설, 필수의료시설로 지정하게 되면 용적률 완화도 가능하기 때문에 경영 상태를 호전시킬 수 있는 투자를 이끌어내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 지금 중구청과 잘 협의해서 서울시가 필요로 하는 의료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모색해나가는 중이다."
-특정 집단을 약자로 설정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어떻게 생각하는지. 외국인 가사도우미 도입과 관련한 의견은.
"우리 사회에서 도움이 필요한 분은 다 약자라고 생각한다. 다만 약자임을 빌미로 타인에게 피해를 미치고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고 불편을 초래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풍토는 개선됐으면 좋겠다. '나는 사회적 약자다 그러니 출근길에 지하철을 좀 세워도 된다'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약자의 마음가짐이냐. 충분히 성숙한 사회이기 때문에 토론이 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약자는 얼마든지 존중하고 배려하고 보듬고 포용해 미래로 가야될 대상이지만 과연 무리한 주장까지 다 포용하는 것이 꼭 약자 보호냐. 그건 생각의 여지가 있다."
"외국인 가사도우미 시범사업은 이제 궤도에 들어선 것 같다. 다만 (월급을) 한 100만 원 정도로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좋겠는데 이게 현행법상 불가능하다. 최저임금 적용을 받기 때문에. 그래서 시범사업을 해도 저출생 대책에 어떤 긍정적인 변화, 물꼬를 틀 수 있는 정책으로 평가받는 건 쉽지 않을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200만원 이상 돼야하는데, 아이를 낳고자 하는 분들의 동기부여가 되기는 쉽지 않을 수준이라 좀 아쉽다. 사회적 논의가 계속되길 바란다."
☞공감언론 뉴시스 hach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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