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부활한 KBS 추적60분 첫 방송은 '후쿠시마 오염수'
대한민국 최초 탐사 프로그램 '추적60분' 재개
"현장 밀착과 확인, 레거시 미디어의 본래 역할"
탐사 다큐 시사직격 역사속으로 "감시는 계속"
7일에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 심층보도
[미디어오늘 김도연 기자]
KBS를 대표하는 시사 프로그램 '추적60분'이 4년 만에 시청자를 찾는다.
KBS는 3일 “2019년 1326회를 끝으로 문을 닫았던 '추적60분'이 오는 7일부터 매주 금요일 밤 10시 KBS 1TV에서 다시 시작된다”며 “기존에 방영되던 '시사직격'은 막을 내린다”고 했다.
비상경영계획 일환으로 '드라마를 줄이고 시사 프로그램을 통합'하던 KBS는 지난 2019년 8월 추적60분을 종영하고, 그해 10월 '추적60분'과 'KBS스페셜'을 통합한 '시사직격'을 방송했다. 시사직격은 탐사 보도의 '시의성'과 다큐멘터리의 '심층성'을 목표로 한 시사 프로그램이었다.
KBS는 “새로 시작하는 추적60분은 거악을 고발하고 부당 권력에 맞서는 아이템을 중심으로 하되 스토리텔링을 강화한 인권 문제 재조명, 시의성과 현장성이 높은 르포 방식 강화, 국민 생활과 밀접한 민생 아이템의 지속 발굴 등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이어 “여기에 최소 3개월 이상의 장기 취재를 기반으로 하는 '장기 기획 취재팀'을 따로 마련해 운영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전했다. 7일 방송에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를 심층 분석한다. 제작진이 일본 후쿠시마 현장을 직접 찾았다. 지난 12년간 도쿄전력 행적을 파헤칠 전망이다.
시사직격 제작진이 그대로 추적60분을 제작한다는 점에서 '간판'만 바꾼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관해 유종훈 KBS PD(팀장)는 3일 통화에서 “지난 6개월간 논의가 있었다”며 “3년 9개월 전 시사직격을 론칭할 땐 추적60분이라는 틀이 주는 관성을 탈피하자는 데에 의견이 모였다. 그리하여 시사 프로그램에 다큐멘터리 작법을 시도하는 등 제작에서 변화를 줬고 실제 인지도 상승과 같은 성과도 있었다”고 했다.
유 PD는 “그렇게 시사직격을 4년여 방송했고 지금은 또 다른 변화를 줘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했다”며 “누구나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와 같은 개별 매체를 갖고 있을 정도로 빠르게 미디어 환경이 변하고 있다. 개별화한 매체들에서 수많은 이야기가 쏟아지고 있는데 이럴 때일수록 시청자들이 궁금해하거나 감시해야 할 일이 있으면 레거시 미디어가 현장에 밀착해야 한다는 PD들의 문제의식과 공감이 있었다”고 전했다.
KBS PD들이 '추적60분' 타이틀을 포기하지 못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인지도다. KBS가 지난 1월 공사 창립 50주년을 맞아 전국 만19세 이상 성인남녀 1079명에게 '공영방송 KBS 50년 최고의 프로그램'을 꼽는 인터넷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추적60분은 시사교양 부문에서 3위(13.7%)를 기록했다. 1위는 인간극장(27%), 2위는 이산가족찾기(26%)였다.
유 PD는 “'추적60분'이 시청자들에게 각인돼 있는 만큼 친숙한 타이틀을 되살려 놓고, 제작진은 현장 확인과 밀착이라는 본질에 충실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한편, 시사직격 진행자 임재성 변호사는 지난달 30일 마지막 방송에서 “시사직격이 방영됐던 시기 미디어 환경은 매우 급격히 변화했다. 언론 위상, 특히 공영방송에 대한 사회적 평가도 예전과 같지 않다”며 “그럼에도 재난의 현장에서 원인이 무엇이고 책임은 어디에 있는지 따져 묻는 방송, 힘을 가진 권력이 그 힘을 정당하게 쓰고 있는지 감시하고 질문하는 방송, 무엇보다 생때같은 가족을 잃고 진실을 규명해달라고 외치는 이들, 차별과 배제 속 쉽사리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이들의 절규를 사회에 전달하는 방송. 이는 공영방송이 해왔고 앞으로도 해야 하는 역할이다. 시사직격은 감히 그 역할의 중요한 한 부분을 담당해왔다고 자부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공영방송이 어느 때보다 흔들리고 있는 지금, 추적60분 후속으로 시작한 시사직격은 다시 추적60분으로 돌아간다”며 “대한민국 최초 탐사 프로그램이자 올해 40주년을 맞이하는 추적60분은 시대와 호흡하며 성역 없는 감시와 비판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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