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자 변제안 거부 ‘양금덕-이춘식 지키자’…“日강제동원 피해자 위한 ‘모금 운동’ 동참을”
“억울한 한을 풀고 민족 자존심을 지키는 일이 어찌 피해 당사자와 남은 가족들만의 일이겠습니까. 외롭게 싸우고 있는 피해자들에 힘이 돼 주세요.”
정부의 ‘제3자 변제안’을 거부 중인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위한 시민모금이 전개되고 있다. 광주지역 시민단체는 시민 참여와 연대의 모금 활동으로 최근 무너지고 있는 헌법 정신과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인권을 지켜낼 수 있다고 밝혔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등 89개 시민단체로 이뤄진 ‘역사정의를 위한 시민모금’ 광주전남지역 제안자·단체 일동은 3일 광주광역시 동구 전일빌딩245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역사정의를 위한 시민모금은 피해자의 존엄과 명예를 끝까지 지켜 역사정의를 실현하겠다는 다짐”이라며 “시민모금 활동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역사정의를 위한 시민모금은 전국 60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이 제3자 변제안을 거부하고 있는 피해자와 유족을 응원하기 위해 제안한 모금 활동이다. 이들은 지난달 29일부터 모금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날 단체는 “이춘식 할아버지가 2005년 법적 싸움을 시작한 지 올해로 18년째, 양금덕 할머니는 1992년 도쿄지방재판소에서 소송을 시작한 지 31년째”라며 “천신만고 끝에 2018년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하기까지 한국 정부는 피해자들을 위해 무엇을 했느냐”고 지적했다.
2018년 대법원의 일본 전범기업의 강제동원 피해 배상 확정판결을 받은 15명 중 현재까지 판결금을 거부하고 있는 피해자와 유족은 4명이다. 이중 생존한 피해자는 광주에 거주하는 양 할머니와 이 할아버지가 유일하다.
외교부는 이날 제3자 변제안을 수용하지 않은 이들 4명에게 지급할 예정이던 배상금을 법원에 공탁하는 절차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단체는 “윤 정부가 내민 판결금은 피해자를 가해자인 일본 앞에 무릎 꿇리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시민모금 운동은 100년이 아니라 200년이 흘러도 일본이 사죄하지 않는 한 끝까지 그 죄상을 묻겠다는 것”이라면서 “시민모금 운동이 윤 정권의 역사 퇴행에 맞서 대한민국 헌법정신을 지키고, 피해자의 인권을 끝까지 지키는 해법이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는 이 할아버지와 양 할머니의 자녀들도 함께했다. 이 할아버지의 딸 고은씨는 “일본의 진정한 사죄를 받겠다는 아버지의 강력한 의지를 받들어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양 할머니의 아들 박상운씨는 “시민단체의 소중한 뜻을 받아들여 계속 함께 가겠다”고 말했다.
시민모금은 다음달 10일까지 전개된다. 목표 모금액은 총 10억원이다. 모금 금액은 피해자들에게 전달된다.
고귀한 기자 g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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