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1번가마저 품을까…네이버·쿠팡 양강에 도전장 내민 이 회사
이번엔 11번가마저 노려
성공땐 국내 3위로 부상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큐텐은 최근 SK스퀘어 측을 접촉해 11번가 경영권 인수 의사를 드러냈다. 큐텐은 11번가 기업가치를 1조원 안팎으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가 성사될 시 11번가와 큐텐 양사 지분을 교환하는 ‘주식 스와프’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구영배 G마켓 창업자가 이끄는 큐텐은 지난해부터 한국 이커머스를 공격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지난해 티몬을 인수한 이래, 올 들어 인터파크커머스와 위메프 경영권을 줄줄이 매입했다. 이에 더해 11번가 인수에 성공하면 국내 3위 사업자로 떠오르게 된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11번가(7.0%)와 위메프(3.9%), 티몬(2.8%)을 합친 점유율은 13.7%로 쓱닷컴·지마켓의 11.5%를 앞선다.
11번가 매각 또는 기업공개(IPO)가 시급한 SK스퀘어가 이번 제안을 받아들일지 IB업계 관심이 쏠린다. 11번가는 2018년 국민연금, 새마을금고,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H&Q코리아로 구성된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에서 5000억원을 투자받으면서 5년 내 IPO를 약속한 바 있다. 기간 내 상장히지 못하면 투자금에 연 8% 이자를 붙여 돌려줘야 한다. 이들 재무적투자자(FI)는 SK스퀘어 11번가 지분을 함께 매각할 수 있는 ‘드래그얼롱’ 권한까지 보유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11번가는 지난해 8월 상장 주관사를 선정한 이후 1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하지 않았다. 상장 후 기업가치가 4조~5조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했으나 시장에서는 2조원 이하라는 평가가 지속 제기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FI가 2018년 투자 당시 기업가치 2조7000억원을 인정한 이유로, 당장 투자금을 돌려주기도 어려운 형편으로 알려졌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 지분 100%에 대한 평가를 1조~2조원으로 내놓는 마당에 2조7000억원 밸류(기업 가치)로 FI에게 투자금을 돌려주는 것을 두고 대주주 입장에서 고민이 클 것”이라고 전했다.
결국 큐텐이 11번가를 인수하기 위해선 대주주 SK스퀘어뿐 아니라 FI를 동시에 설득해야 하는 상황이다. 11번가에 투자한 펀드 만기가 다가오는 데다가 드래그얼롱까지 보유한 FI로서는 11번가에 주주로 남을 유인이 더 이상 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주요 이커머스를 1년 내 3곳이나 인수한 큐텐은 이들 FI에게 쥐여줄 현금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11번가 인수를 하더라도 현금 투자 대신 ‘주식 스와프’가 유력한 방안으로 떠오르는 이유다. 이에 큐텐은 FI 지분이라도 현금으로 매수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찾는 것으로 전해진다.
큐텐의 11번가 인수·합병(M&A) 효과는 주로 정보기술(IT) 인프라스트럭처 공유에서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아시아 시장에서 강한 큐텐이 티몬·인터파크커머스·위메프에 이어 11번가까지 보유하게 되면서 폭넓은 고객 데이터를 확보해 경쟁력이 수직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5개사 모두 시장 입지가 확고하지 않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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