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팬들은 MZ 세대가 주축? “예매 절반 이상이 10~30대, 의미 있는 체험 마케팅 추진할 것”
2010년대는 말 그대로 관중 황금기였다. 특히 이 시절 잠실구장을 사용한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는 10년 연속 홈 경기 100만 관중 돌파라는 달성했다. KBO리그 흥행 가도가 절정에 있던 시기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한국야구 대내외적인 문제들이 연달아 터지는 동시에 코로나19라는 최대 악재가 KBO리그 흥행에 제대로 찬물을 끼얹었다. 이제 100만 홈 관중 돌파 기록은 먼 옛날 신화 속 얘기처럼 느껴질 정도다.
그나마 2022시즌부터 코로나19 관련 제한이 하나둘씩 풀리면서 관중 숫자가 회복세에 들어선 건 다행이었다. 게다가 2023시즌 들어 초반 팬층이 두터운 롯데 자이언츠의 호성적과 함께 관중 동원 흐름이 꽤나 살아난 분위기다.
KBO리그 현장에서 만난 구단 관계자들도 “지난해를 기점으로 취식과 육성 응원 제한이 풀리면서 어느 정도 기존 야구장 소비층이 조금씩 돌아오는 느낌”이라며 반색했다.
하지만, 이는 마냥 긍정적인 시선으로만 바라볼 수 없는 것도 현실이다. 올해 봄에 열렸던 2023 WBC 대회 부진으로 신규 팬 유입에 대한 우려 시선이 계속 있었다. 소위 말하는 ‘MZ 세대’를 최대한 야구장으로 끌고 오는 게 KBO리그가 향후 얼마나 오랜 기간 관중 동원 경쟁력 있는 리그로 살아남을지를 결정할 수 있는 까닭이다.
관중 동원 조건이 뛰어난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두산 베어스도 MZ 세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장기적인 고민에 빠졌다. 잠실구장을 찾는 두산 베어스 팬들은 비교적 젊은 층이 많은 편이다.
두산도 향후 ‘MZ 세대’들을 야구장에 계속 끌어올 수 있는 마케팅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두산 구단 마케팅 관계자는 “지난해 홈 경기 예매 데이터를 살펴보면 10~30대 관객들이 절반 이상으로 우리 구단 소비층으로 나왔다. 거기에 다른 구단들과 비교하면 남·여 비중도 비슷한 편이다. 아무래도 마케팅 전략 대상도 그 부분에 초점을 맞춰서 고민할 수밖에 없다”라고 전했다.
2010년대 두산 베어스 최고 마케팅 전략은 단연 팀 성적이었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대기록과 더불어 세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은 젊은 팬들을 야구장에 끌고 오게 한 최고의 무기였다.
하지만, 냉정하게 본다면 팀 성적으로만 관중 동원이 가능한 두산 베어스 황금기는 지나갔다. 팀 성적 외적으로도 지금까지 야구장에 찾아온 MZ 세대들의 발걸음을 붙잡으면서 새로운 어린이·청소년 팬들을 끌어 올 수 있는 마케팅 방향성이 절실하다.
두산 관계자는 “우리 팀 주축 관객들인 젊은 세대들에게 어떤 특별한 경험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그런 부분으로 올 시즌 마케팅 방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렛-두로 씨리즈’의 경우 그 당시 옛날 베어스 야구를 경험하지 못한 젊은 팬들에겐 특별한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과거 큰 인기를 끌었던 정수빈 선수의 옛날 응원가의 경우 저작권 문제로 구단 응원 유도에선 활용하지 못하지만 선수 등장곡으로 오랜만에 잠실구장에 울려 퍼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신규 관객 유입을 위해 유명 워터파크와 협업한 ‘Doo캉스 패키지’, 청소년 및 대학생에게 특별 할인을 해주는 ‘Summer 학생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MZ 세대뿐만 아니라 그 다음 세대까지 야구장으로 끌고 올 수 있는 방향의 마케팅이다.
두산 구단도 기존 정형화 된 스페셜 유니폼이 아닌 MZ 세대를 사로잡을 수 있는 매력적인 유니폼 마케팅을 고민 중이다. 또 구단 유튜브 채널 가운데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동시에 KBO리그 구단 채널 구독자 1위인 ‘BEARS TV’ 채널(구독자 18.6만 명)을 활용해 더 적극적인 마케팅에도 나설 전망이다.
두산 관계자는 “팀 성적이 잘 나오고 새로운 스타들이 계속 배출된다면 그게 최고의 마케팅인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경기력적인 요소가 아니더라도 팬들이 야구장에 계속 찾아올 수 있게 하는 마케팅이 필요하다. 지금이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 MZ 세대에 어필 할 수 있는 매력적인 유니폼과 이벤트와 더불어 구단 유튜브 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마케팅 활로를 찾는 고민도 계속 이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제는 경기력뿐만 아니라 마케팅도 잘 이뤄져야 그 구단에 대한 팬들의 ‘로열티’가 생긴다. 비교적 젊은 관객층을 구축한 두산 베어스기에 마케팅 성공을 위한 조건을 충분히 갖춰졌다. ‘베어스 야구’다운 경기력과 더불어 MZ 세대를 사로잡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의 마케팅으로 두산 야구의 부흥이 이른 시일 내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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