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팬들은 MZ 세대가 주축? “예매 절반 이상이 10~30대, 의미 있는 체험 마케팅 추진할 것”

김근한 MK스포츠 기자(forevertoss@maekyung.com) 2023. 7. 3.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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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는 말 그대로 관중 황금기였다. 특히 이 시절 잠실구장을 사용한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는 10년 연속 홈 경기 100만 관중 돌파라는 달성했다. KBO리그 흥행 가도가 절정에 있던 시기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한국야구 대내외적인 문제들이 연달아 터지는 동시에 코로나19라는 최대 악재가 KBO리그 흥행에 제대로 찬물을 끼얹었다. 이제 100만 홈 관중 돌파 기록은 먼 옛날 신화 속 얘기처럼 느껴질 정도다.

그나마 2022시즌부터 코로나19 관련 제한이 하나둘씩 풀리면서 관중 숫자가 회복세에 들어선 건 다행이었다. 게다가 2023시즌 들어 초반 팬층이 두터운 롯데 자이언츠의 호성적과 함께 관중 동원 흐름이 꽤나 살아난 분위기다.

잠실구장을 가득 메운 두산 베어스 팬들. 사진=천정환 기자
KBO는 7월 2일을 기점으로 올해 총 400만 관중 돌파를 알렸다. 총 364경기 만에 나온 400만 관중 돌파로 2018시즌(총 328경기), 2016시즌(총 334경기), 2017시즌(총 341경기)에 이은 역대 4위 최소 경기 400만 관중 돌파 기록이다.

KBO리그 현장에서 만난 구단 관계자들도 “지난해를 기점으로 취식과 육성 응원 제한이 풀리면서 어느 정도 기존 야구장 소비층이 조금씩 돌아오는 느낌”이라며 반색했다.

하지만, 이는 마냥 긍정적인 시선으로만 바라볼 수 없는 것도 현실이다. 올해 봄에 열렸던 2023 WBC 대회 부진으로 신규 팬 유입에 대한 우려 시선이 계속 있었다. 소위 말하는 ‘MZ 세대’를 최대한 야구장으로 끌고 오는 게 KBO리그가 향후 얼마나 오랜 기간 관중 동원 경쟁력 있는 리그로 살아남을지를 결정할 수 있는 까닭이다.

관중 동원 조건이 뛰어난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두산 베어스도 MZ 세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장기적인 고민에 빠졌다. 잠실구장을 찾는 두산 베어스 팬들은 비교적 젊은 층이 많은 편이다.

2022시즌 두산 홈 경기 예매 연령별, 성별 데이터. 10~30대 젊은 층이 두텁고 남여 비율이 비슷한 점이 특징이다. ‘비어있음’ 항목은 현장 예매 수치. 사진=두산 베어스
지난해 전체 홈 경기 예매 분석 데이터를 살펴보면 20대(31.69%), 30대(17.70%), 10대(3.67%) 비중이 53.06%에 달한다. 10~30대 관객들이 전체 절반이 넘는 셈이다.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 현장 예매까지 고려하면 그 비중은 더 늘어날 수 있다. 거기에 전체 예매 데이터에서 성별 분포 역시 남자(41.53%)와 여자(37.05%) 비율이 대등한 수준이다.

두산도 향후 ‘MZ 세대’들을 야구장에 계속 끌어올 수 있는 마케팅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두산 구단 마케팅 관계자는 “지난해 홈 경기 예매 데이터를 살펴보면 10~30대 관객들이 절반 이상으로 우리 구단 소비층으로 나왔다. 거기에 다른 구단들과 비교하면 남·여 비중도 비슷한 편이다. 아무래도 마케팅 전략 대상도 그 부분에 초점을 맞춰서 고민할 수밖에 없다”라고 전했다.

2010년대 두산 베어스 최고 마케팅 전략은 단연 팀 성적이었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대기록과 더불어 세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은 젊은 팬들을 야구장에 끌고 오게 한 최고의 무기였다.

하지만, 냉정하게 본다면 팀 성적으로만 관중 동원이 가능한 두산 베어스 황금기는 지나갔다. 팀 성적 외적으로도 지금까지 야구장에 찾아온 MZ 세대들의 발걸음을 붙잡으면서 새로운 어린이·청소년 팬들을 끌어 올 수 있는 마케팅 방향성이 절실하다.

2023시즌을 앞두고 잠실구장 1루 측에 설치한 두산 베어스 포토존. 사진=두산 베어스
잠실구장 1루 측에 설치한 두산 베어스 라커룸 포토존. 사진=두산 베어스
두산 구단도 올 시즌부터 MZ 세대를 잡기 위한 고민을 시작했다. 잠실구장에 MZ 세대에게 필수가 된 ‘SNS 인증 샷’을 위한 대형 조형물과 포토존을 설치했다. 포토카드 서비스 강화와 더불어 ‘인생 네 컷’과 같은 포토 이벤트도 추진 중이다. 다가오는 주말(7월 7~9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 시리즈에서 레트로 느낌의 ‘렛-두로 씨리즈’ 이벤트를 준비한 것도 이와 연관돼 있다. 이 시리즈에선 투수진과 야수진 모두 직접 고른 ‘그때 그 시절 음악’을 등장곡으로 사용해 옛 추억에 빠질 전망이다.

두산 관계자는 “우리 팀 주축 관객들인 젊은 세대들에게 어떤 특별한 경험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그런 부분으로 올 시즌 마케팅 방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렛-두로 씨리즈’의 경우 그 당시 옛날 베어스 야구를 경험하지 못한 젊은 팬들에겐 특별한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과거 큰 인기를 끌었던 정수빈 선수의 옛날 응원가의 경우 저작권 문제로 구단 응원 유도에선 활용하지 못하지만 선수 등장곡으로 오랜만에 잠실구장에 울려 퍼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신규 관객 유입을 위해 유명 워터파크와 협업한 ‘Doo캉스 패키지’, 청소년 및 대학생에게 특별 할인을 해주는 ‘Summer 학생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MZ 세대뿐만 아니라 그 다음 세대까지 야구장으로 끌고 올 수 있는 방향의 마케팅이다.

두산 구단은 7월 7~9일 주말 키움전에서 렛-두로 씨리즈를 개최한다. 사진=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 구단은 유니폼 마케팅에 있어선 비교적 보수적인 구단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최근 들어 메이저리그 구단들도 유니폼 마케팅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옛 야구장에서 보기 힘들었던 ‘알록달록’한 파격적인 유니폼들도 이제 또 하나의 볼거리가 됐다. 몇몇 KBO리그 구단도 특정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 유니폼을 통해 크게 주목받는다.

두산 구단도 기존 정형화 된 스페셜 유니폼이 아닌 MZ 세대를 사로잡을 수 있는 매력적인 유니폼 마케팅을 고민 중이다. 또 구단 유튜브 채널 가운데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동시에 KBO리그 구단 채널 구독자 1위인 ‘BEARS TV’ 채널(구독자 18.6만 명)을 활용해 더 적극적인 마케팅에도 나설 전망이다.

두산 관계자는 “팀 성적이 잘 나오고 새로운 스타들이 계속 배출된다면 그게 최고의 마케팅인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경기력적인 요소가 아니더라도 팬들이 야구장에 계속 찾아올 수 있게 하는 마케팅이 필요하다. 지금이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 MZ 세대에 어필 할 수 있는 매력적인 유니폼과 이벤트와 더불어 구단 유튜브 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마케팅 활로를 찾는 고민도 계속 이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제는 경기력뿐만 아니라 마케팅도 잘 이뤄져야 그 구단에 대한 팬들의 ‘로열티’가 생긴다. 비교적 젊은 관객층을 구축한 두산 베어스기에 마케팅 성공을 위한 조건을 충분히 갖춰졌다. ‘베어스 야구’다운 경기력과 더불어 MZ 세대를 사로잡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의 마케팅으로 두산 야구의 부흥이 이른 시일 내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두산 베어스가 다시 황금기를 열 준비에 나선다. 사진=김재현 기자
[김근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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