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리포트] 아이폰15 관전 포인트는…‘LGD 부활’
하반기 전 세계 정보기술(IT) 업계 최대 기대작인 애플 아이폰15가 출시된다. 9~10월 출시를 앞두고 애플은 아이폰15 양산을 시작했다. 디스플레이 등 국내 관련 부품과 소재 업체들은 5월 말부터 라인 가동을 시작했다.
아이폰15는 4종으로 출시된다. 아이폰15(디스플레이 기준 6.1인치)와 15플러스(6.6인치), 아이폰15프로(6.1인치), 프로맥스(6.6인치)다. 애플은 예년보다 한 달 먼저 생산 체계를 가동했다는 분석이다. 폴디드 줌 카메라 등 신기술 도입에 따른 생산 안정화와 신형 아이폰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달 정도 앞선 주문과 아이폰 효과에 따른 국내 관련 업계의 수혜가 주목된다. 애플은 삼성, LG, 덕산, 비에이치 등 국내 부품·소재 업계서 반도체, 디스플레이, 카메라, 기판 등을 구매하고 있다. 아이폰15의 특징과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짚었다.
◇ LG디스플레이 부활 시동
올해 아이폰15 최대 관전 포인트는 LG디스플레이 영향이다.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 공급망에 진입하고도 그 효과를 보지 못했다. 경쟁사인 삼성디스플레이보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주 규모가 작거나, 물량도 생산 이슈로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는 문제 등을 겪어왔다. 아이폰과 같은 소형 디스플레이에서 뒷받침이 되지 않다 보니 대형 OLED에만 편중되는, 그래서 세계 경기 침체에 따른 TV 판매 부진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이 현재 LG디스플레이의 상황이다.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15에서 반등의 기회를 잡았다. 아이폰15 시리즈 가운데 프로 모델용 6.1인치와 6.6인치 OLED를 따냈다. 물량도 지난해보다 50%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연말까지 3000만대 이상 공급이 예상된다.
애플은 올 연말까지 아이폰15 시리즈를 총 9000만대 이상 생산할 계획이다. 이 중 프로 모델 비중은 60%다. 프로 모델이 더 인기기 때문이다. 프로 모델 5400만대 중, LG디스플레이는 3000만대 이상을 공급, 점유율 기준 50%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기회를 잡고도 고전했다.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OLED라는 고부가 패널을 수주했지만 생산 문제로 공급이 지연됐다. LG디스플레이는 재정비 뒤 납품을 재개했지만 일부 물량이 경쟁사로 넘어간 뒤였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아이폰15에는 아이폰14와 똑같은 LTPO OLED가 탑재된다. 즉, 동일 패널을 만들기 때문에 LG디스플레이가 지난해와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생산이 안정화된 상황이어서 수주 물량을 모두 소화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 경우 LG디스플레이는 늘어난 물량에 실적 개선을 도모할 수 있게 된다.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15 신제품 효과와 함께 3분기부터 수요가 회복되면서 반등 기회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 따르면 2분기 LG디스플레이 실적은 전년 비 감소가 예상된다. 하지만 3분기에는 실적이 늘고 손실도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다.
◇ 아이폰 첫 탑재 '폴디드 줌' LG이노텍 효과는
애플은 아이폰15에 처음으로 '폴디드 줌 카메라'를 적용한다. 아이폰15 프로맥스 1개 모델에 5배 줌을 지원하는 폴디드 구조 카메라가 탑재된다.
폴디드 줌 카메라는 빛이 들어오는 통로를 잠망경처럼 굴절시켜서 초점 거리를 확보하는 기술이다. 렌즈와 이미지 센서를 가로로 배치해 카메라를 얇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고배율 광학줌을 구현하면서 카메라가 튀어나오는 일명 '카툭튀'를 방지할 수 있다.
아이폰15 폴디드 줌 카메라는 LG이노텍이 제조한다. 애플 여러 카메라 협력사 중 LG이노텍이 단독 공급하는 품목이다.
4종 중 1개 모델 밖에 들어가지 않지만 LG이노텍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을 수 있다. 일반형보다 더 많이 판매되는 프로 모델에 탑재되는 데다, 폴디드 줌 카메라는 일반 카메라에 비해 단가가 두 배 정도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애플 최대 카메라 공급사인 LG이노텍은 아이폰 출시에 맞춰 실적이 '상저하고' 추이를 보였는데, 올해는 폴디드 카메라 효과까지 더해지기 때문에 귀추가 주목된다.
애플은 OLED, 듀얼·트리플 카메라 등 신기술을 도입할 때 최상위 모델에 우선 도입하고 이후 보급형 모델까지 확산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지난해 아이폰14 프로 모델 2종에 적용했던 '홀(Hole)' 디스플레이도 아이폰15 4개종으로 확대, 적용햇다.
프로맥스 모델 외 폴디드 줌 카메라가 내년 확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LG이노텍 역할이 확대될 전망이다. 물량 증가에 따라 애플이 협력사를 추가하겠지만 폴디드 카메라가 높은 수준의 품질을 요구하는 점, 규모의 경쟁력이 필수라는 점 등에서 LG이노텍이 공급 주도권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
최근 업계에서는 한 카메라 모듈 업체가 애플 카메라 공급망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구체적인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중국 부품 업체가 대신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LG이노텍에 가장 큰 경쟁사로 꼽혔던 회사인 데, 이 업체의 후퇴는 LG이노텍에 호재다.
LG이노텍은 최근 베트남 카메라 모듈 공장 증설에 1.3조원 투자를 결정했다. 2024년 말까지 생산능력을 지금보다 2배 확대하는 내용이다. 중국 카메라 업체 추격을 따돌리기 위한 증설 투자로 알려졌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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