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창원시 '진해 웅동1지구' 시행자 자격 박탈 정지 가처분신청 기각

재판부 "장기간 표류 사업 재차 교착"
시 "결정문 분석 항소 여부 등 결정"
경자청, 대체 사업자 지정 등 계획

경남 창원시가 진해 웅동1지구(웅동복합레저관광단지) 사업시행자 자격을 박탈당해 민간사업자에게 2000억 원이 넘는 확정 투자비를 물어내야 하는 가운데 창원시가 이런 처분을 정지해달라고 법원에 낸 가처분 신청이 기각됐다.

창원시청 전경. 국제신문 DB

부산지법 제2행정부(문흥만 부장판사)는 창원시가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부진경자청)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고 3일 밝혔다.

앞서 부진경자청은 지난 3월 30일 공동사업시행자인 경남개발공사와 창원시의 사업 시행자 지정 취소 처분을 고시한 바 있다. 시행자가 사업 기간 내 개발을 마치지 못했고 정당한 사유 없이 실시계획이나 시행명령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다.

특히 2020년 전후부터 토지 사용기한 연장 여부를 두고 창원시와 경남개발공사가 벌여온 갈등이 현재까지 해소되지 않은 탓에 공동 시행자로서 사업을 더 끌어갈 수 없다고 판단했다.

창원시는 이런 조치로 사업협약 중도해지 시 민간사업자에게 지급해야 할 확정투자비가 1500억~24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자 지난 5월 30일 가처분을 냈다. 재판부는 지난 5월 30일과 지난달 27일 심문을 진행하고 본안 소송 등을 고려해 한 달 만에 결론을 내렸다.

재판부는 창원시의 집행정지 신청이 행정소송법에 따른 집행정지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민간사업자의 토지사용기간 조정 요구와 창원시와 경남개발공사의 견해 대립 등으로 애초 예상한 시행 기간을 초과해 상당 기간 표류하는 상태로 보인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처분의 효력이 정지된다면 그 기간 사업이 재차 교착상태에 빠지게 되는 것을 피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판부는 “이 사업 시행과 다양한 이해관계를 맺는 자연인 내지 법인들의 재산권 행사 혹은 그 법률상 지위도 상당 기간 불안정한 상태에 놓이게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창원시가 주장하는 시행자 자격 박탈로 인한 확정투자비 손해 등은 행정소송법에서 정한 집행정지 요건인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시했다.

창원시는 이번 법원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는 결정문을 분석하는 등 내부 논의를 거쳐 항소 여부 등 대응 방향을 정할 예정이다. 앞서 경남개발공사는 경자청의 처분을 받아들인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부진경자청은 본안 소송과 별도로 대체사업시행자 지정 등 웅동1지구 정상화에 필요한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