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설산 덮은 분홍빛 ‘수박 눈’…“굳이 먹어보진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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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 설산이 분홍색으로 변해 화제가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토양과 눈에 섞인 녹조류가 자외선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분홍색을 띠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만년설 지대 눈 속에 서식하는 이 녹조류는 자외선에 노출되면 분홍색 색소인 카로티도이드를 만든다고 한다.
이렇게 변한 분홍색 눈은 수박 과육과 색이 비슷해 이른바 '수박 눈'이라고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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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외선에 노출되면 분홍색 색소를 만드는 현상 생겨
미국의 한 설산이 분홍색으로 변해 화제가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토양과 눈에 섞인 녹조류가 자외선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분홍색을 띠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3일 <에이피>(AP)통신 등을 보면, 지난달 28일(현지시각) 미국 유타주 북동부와 아이다호주 남동부를 잇는 베어리버산맥에서 분홍색 눈이 발견됐다. 분홍색 눈이 뒤덮인 곳은 만년설 지대였다. 분홍색 눈은 녹아도 같은 색을 유지한다고 한다. 등산객들은 “히말라야 소금이나 에이드 가루를 뿌린 것 같다”며 신기한 반응을 보였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눈이 흰색이 아닌 분홍색을 띠는 이유는 ‘클라미도모나스 니발리스’라는 녹조류 탓이다. 만년설 지대 눈 속에 서식하는 이 녹조류는 자외선에 노출되면 분홍색 색소인 카로티도이드를 만든다고 한다. 이 색소가 세포를 보호하는 자외선 차단제 역할을 한다. 이렇게 변한 분홍색 눈은 수박 과육과 색이 비슷해 이른바 ‘수박 눈’이라고도 불린다. 수박 눈 현상은 보통 봄과 여름에 발생하며 지난 2020년 이탈리아 알프스의 프레세나 빙하에서도 목격됐다고 <시비에스>(CBS)는 전했다.
수박 눈은 인체에 해롭지 않고 식수를 오염시키지도 않는다고 알려졌지만 환경 보호 비영리 단체인 오션 컨서번시는 수박 눈을 먹지 말라고 권했다. 스콧 호탈링 미국 유타주립대 유역과학부 교수는 <가디언>에 “녹조류가 자외선으로부터 세포를 보호하기 위해 색소를 생산하며 발생한 현상”이라며 “사람이나 소, 개, 물고기와 같은 동물들에게 거의 위험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수박 눈이 장기적으로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햇빛은 색이 어두울수록 적게 반사되는데, 눈이 분홍색을 띠면 반사가 잘 되지 않아 더 많은 햇빛을 빨아들인다. 이 경우 지표면 온도가 올라가고, 빙하가 녹는 속도도 빨라진다.
알리아 칸 웨스턴워싱턴대 생물지구화학자는 <가디언>에 “눈을 어둡게 하는 녹조류, 먼지 등이 섞이면 반사 능력이 현저히 감소한다”며 “이 경우 빙하를 더 빨리 녹게 만들어 해수면 상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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