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랩 주가 폭락…1조 투자 한국기업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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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의 중간 지주사인 SK스퀘어가 동남아 차량 공유 스타트업 그랩에 투자한지 4년 만에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그랩은 2018년 동남아 투자 열풍이 일면서 국내 대기업들로부터 1조원 이상의 투자를 받았던 회사다.
SK스퀘어는 2019년 그랩과 합작 법인을 설립하면서 현금 110억원을 투자했다.
SK스퀘어 관계자는 "현금확보를 위해 그랩 등 해외 투자 지분을 정리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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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억 투자 합작법인 첫 청산
그룹 차원 총 2500억원 투자
주가 4분의 1 토막 … 평가손실
현대차·기아, 스틱인베
KB인베스트먼트 등 1조 투입
뒤늦게 투자한 기업 손실 클듯
SK그룹의 중간 지주사인 SK스퀘어가 동남아 차량 공유 스타트업 그랩에 투자한지 4년 만에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그랩은 2018년 동남아 투자 열풍이 일면서 국내 대기업들로부터 1조원 이상의 투자를 받았던 회사다. 그러나 최근 주가가 2021년 말 대비 4분의 1 토막이 나면서 평가손실이 났다. 금리 인상과 글로벌 경기 침체 확산으로 동남아 시장에서 발을 빼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K스퀘어, 4년만 그랩 투자 청산
IB업계에 따르면 SK스퀘어는 지난달 그랩 홀딩스와 합작 법인인 ‘그랩 지오 홀딩스’를 이달 청산했다. SK스퀘어는 2019년 그랩과 합작 법인을 설립하면서 현금 110억원을 투자했다. 지식재산권(IP) 등을 포함해 187억원의 평가이익을 올렸다.
SK그룹은 2018년부터 2021년까지 그랩에 총 2500억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이 가운데 SK스퀘어의 자회사인 티맵이 보유한 그랩의 자산을 처음 매각한 셈이다. SK스퀘어 관계자는 “현금확보를 위해 그랩 등 해외 투자 지분을 정리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 기업과 VC는 동남아시아의 성장 잠재력을 보고 2018년~2020년에 3년에 걸쳐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다. 특히 플랫폼 기업인 그랩에 투자가 몰렸다.
동남아시아 최대 유니콘 기업인 그랩은 동남아 전역에서 차량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간편 결제 서비스인 ‘그랩페이’ 등 금융 사업에 뛰어들면서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당시 도요타그룹과 소프트뱅크 등 유명 글로벌 기업이 투자에 참여했다.
○그랩 주가 ‘반토막’ 회수 쉽지 않아
국내에서는 현대차·기아(3110억원), SK(2570억원), 네이버-미래에셋 펀드(1670억원), 스틱인베스트먼트(2230억원), KB인베스트먼트(300억원) 등 1조원이 넘는 자금이 그랩에 투입됐다. 이 가운데 2021년 투자를 청산한 네이버-미래에셋만 이익을 보고 다른 기업은 대부분 평가 손실이 발생했다.
동남아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던 기업들은 초창기 스타트업에 소규모로 투자하기보다 프리 IPO(상장 전 지분 투자) 등 후속 단계에 상당한 금액을 투자했기 때문이다.
현대차와 SK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7~2018년 그랩 주식의 주당 매입 가격은 5900원대, 2019년 주당 매입 가격은 7012원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 전 지분 투자는 손실 폭이 적은 편이다. 상장 이후인 2021년 주당 매입 가격은 1만6500원대로 상승했다.
그랩의 주가는 2021년 12월부터 현재까지 큰 폭으로 하락했다. 그랩 주가는 2021년 12월 최고 16달러(2만500원)에 거래됐으나 이후 현재는 3.42달러(4386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 때문에 VC업계에서는 SK스퀘어처럼 이익을 보고 투자를 청산하는 일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한 VC 대표는 “뒤늦게 투자한 기업들은 비싼 가격에 지분을 매입해 손실이 크다”며 “당분간 투자금 회수가 쉽지 않아 추가 투자 유치도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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