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첫 개각 후폭풍…대규모 물갈이 가능성에 공직사회 '초긴장'(종합)
타 부처로 확산할까…공직사회 차분함 유지 속 동요도
(세종=뉴스1) 임용우 이정현 정지형 기자 = 윤석열 정부 첫 번째 개각과 맞물린 부처 대규모 내부 인사 가능성에 관가에서는 긴장감이 흘러나오고 있다. 부처 고위공직자들에 대한 대폭 '물갈이' 가능성이 점쳐지는 상황 속 환경부에서는 1급 공무원 전원이 사표를 제출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환경부 1급 공무원 전원 사표가 장관 직권에 따른 조치로 지시는 따로 없다며 관련성을 일축했다.
3일 관가 안팎에 따르면 환경부 1급 공무원 전원이 임상준 대통령 국정과제비서관의 차관 임명 직전 사표를 제출했다. 환경부는 임 차관의 업무시작에 맞춰 조만간 후속 인사를 단행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지난 5월 취임 1주년을 즈음한 시점에 윤석열 대통령이 공직사회 '복지부동'에 대해 경고하고, 지난달 28일 각 부처 차관 13명을 대거 교체하는 등 공직기강 다잡기에 나선 영향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환경부발 고위공직자 사퇴 바람이 타 부처로 확산할지 주목된다. 아직 드러나는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지만, 각 부처마다 긴장감은 역력하다.
'원전', '태양광 비리' 등으로 윤 대통령에게 사실상 첫 타깃으로 지목된 산업통상자원부에서도 뒤숭숭한 분위기 감지된다. 지난 5월10일 윤 대통령이 처음 공직사회 '복지부동'을 언급하면서 지목한 산업부는 첫 개각보다 앞서 2차관이 전격 교체된 바 있다.
현재 강경성 전 대통령실 산업정책비서관이 2차관직을 수행 중인데, 윤 대통령의 지근거리에서 산업‧에너지정책 관련 분야를 보좌한 만큼 정책은 물론 인적 쇄신에서도 드라이브를 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고용노동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차관 교체와 함께 불어 닥칠 대규모 내부 인사 가능성에 적지 않게 동요하는 분위기다.
고용부는 현 정부 국정우선과제인 '노동시장 개혁' 중 근로시간 개편과 관련한 대통령실과의 정책 혼선 등으로, 인적 쇄신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장·차관 모두 교체된 통일부 분위기는 그야말로 살얼음판이다. 윤 대통령이 직접 나서 환골탈태 수준의 조직혁신을 주문한 상황에서 내부 직원들의 동요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새 장관에 지명된 김영호 후보자(성신여대 교수)가 '통일부 기능조정과 축소'를 주장해 왔다는 점도 내부 직원들이 동요할 수밖에 없는 원인이다.
김 후보자는 노무현 정부시절인 지난 2006년 한 언론기고에서 "앞으로도 북한에 계속 일방적으로 퍼주겠다고 한다면 그 주무 부처인 통일부의 기능 조정과 축소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관가에서는 공직사회 인적 쇄신과 더불어 '감사원발 칼바람'도 걱정하는 분위기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효과 분석 없이 추진된 예산, 돈을 썼는데 아무런 효과도 나타나지 않는, 왜 썼는지 모르는 그런 예산들은 완전히 제로베이스에서 재점검해야 된다"면서 "나눠 먹기식, 갈라먹기식 R&D는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발언이 있은 직후 감사원 재정경제2과는 '국가연구개발사업 과제선정 및 관리실태' 감사에 착수했다. 대상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한국연구재단, 정보통신기획평가원,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한국산업기술진흥원,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 등이다. 감사는 10월 16일까지 이뤄진다.
한 경제부처 관계자는 "비서관 출신의 차관이 자리한 부처는 대규모 물갈이가 예상된다"며 "대통령이 공직사회에 경고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경제부처 관계자는 "일부 부처는 환경부만큼의 대규모 사표 제출은 없을 것"이라며 "다만 1급 실장들을 필두로 고위급 인사조치는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지난달 29일 윤 대통령은 장관급 2명, 차관급 인사 13명에 대한 부분 개각을 단행했다. 이 중 대통령실 비서관 6인이 부처 일선 차관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대통령의 공직사회 기강 다잡기가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통령실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환경부 1급 전원 사표 제출에 대해 '내부에서 이뤄진 조치'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환경부 장관 직권으로 인사 쇄신 차원에서 1급 공무원의 사표를 받은 것"이라며 "1급 사표 제출이 대통령실 지시에 따라 시작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phlox@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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