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잘사는 꼴 못 봐" 주택가 돌며 가스밸브 해체·절도 60대 '징역 2년'

전동휠체어 훔치고 에어컨 실외기 전선도 '싹둑'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대전 서구 주택가를 돌면서 가스 밸브를 잠그거나 해체하고 에어컨 실외기까지 망가뜨린 6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대전지법 형사6단독 김지영 판사는 도시가스사업법위반, 절도,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A씨(65)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A씨는 지난 3월 22일 오후 4시께 대전 서구 탄방동의 한 건물 외벽에 설치된 도시가스 배관 주 밸브를 잠근 것을 비롯해 같은 달 27일까지 총 15회에 걸쳐 서구 일대 건물 도시가스 밸브, 보조밸브를 잠그거나 해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과정에서 A씨는 미리 준비한 도구로 해체한 밸브를 훔치거나 건물 1층 안쪽에 설치된 인터넷 단자함을 가져가기도 했다.

A씨는 또 같은달 31일 2회에 걸쳐 건물 외벽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 전선을 가위로 자르기도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아파트 복도에 주차된 전동휠체어를 훔치거나 지하철역 손소독기를 망가뜨리기도 했던 A씨는 경찰 조사 당시 "층간 소음으로 화가 나고 다른 사람이 잘 사는 것이 보기 싫었다"고 진술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일부 절도 혐의는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 판사는 "뇌경색 등을 앓고 있어 건강상태가 좋지 않고 기초생활수급자인 점 등은 인정된다"며 "다만 자신과 관련 없는 불특정 다수의 가구에 공급되는 가스밸브를 절단했고 가스 유출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죄책이 무겁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이 반사회적 태도를 보이고 있고 절취한 전동휠체어가 피해자에게 반환된 점 외에 피해회복을 위한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kjs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