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환불 안 해줘”...체육관 관장에 흉기 휘두른 20대, 2심서 감경

1심서 3년 6개월 징역형⟶ 2심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法 “형 집행 보다 보호관찰이 효과 있을 것으로 보여”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체육관 이용료 환불 문제로 갈등을 빚다 흉기를 휘두른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은 2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감형 받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수원고법 형사3-1부(고법판사 원익선 김동규 허양윤)는 살인미수, 특수상해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은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7월 12일 오후 1시 40분께 안산시 상록구 소재 체육관에서 관장 B씨와 태권도 사범 C씨에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다.

A씨가 흉기를 휘두르자 B씨가 그의 손목을 잡았고, 이를 목격한 직원 C씨가 A씨를 제압하며 B씨는 크게 다치지 않았다. 하지만 B씨는 A씨 제압 과정에서 약 3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수일 전 체육관을 방문했는데 영업시간이 지나 운동을 못한다고 하자 B씨에게 전화를 걸어 항의했다. 이후 그는 범행 전날 회원 이용료를 환불 받기 위해 체육관을 찾았다.

그러나 A씨는 ‘결제했던 카드와 영수증이 있어야 환불이 가능하다’는 B씨의 말을 듣고 화가 나 피해자의 어깨를 밀치며 다툼을 벌였다. 그는 경찰이 출동하자 되레 본인이 피해자에게 사과한 것에 대한 상황에 불만을 품고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원심에서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피고인을 제압하지 못했다면 피해자의 생명 또는 신체에 큰 위험이 발생했을 것”이라면서도 “피해자들이 피고인 처벌을 원하지 않고, 피고인의 정신적 문제가 범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 점을 참작했다”며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한 바 있다.

그러자 A씨는 본인의 키가 170㎝에 몸무게도 왜소했다며 “피해자에게 화풀이하기 위해 흉기를 가져간 것”이라고 살인 고의성을 인정한 1심 판결에 ‘사실오인 및 법리 오해가 있다’고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작성한 수사 기관 진술서, 피해자와 범행 직전 나눈 대화 중 피고인을 흥분시킬 내용이 없었음에도 갑작스럽게 흉기를 휘두른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은 피해자를 위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살인미수 범행을 계획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다만 “피고인이 사건 당시 심신 미약 상태에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정신 질환이 범행을 저지르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이는 등 양형 부당 주장은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단순히 형을 집행하는 것보다 엄격한 치료를 조건으로 한 보호관찰을 명령하는 것이 재범을 방지하고 성행을 교정하는 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감경 사유를 밝혔다.

최윤정 온라인 뉴스 기자 mary170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