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이 건넨 '축 백일' 흰 봉투‥열어보고 울컥한 아기 아빠
서울 도봉구에 사는 조민식 씨는 어제 아들 경준이의 백일잔치를 열었습니다.
가족끼리 집에서 조촐히 축하 파티를 한 조 씨는 무더운 날씨 속에 분리수거를 하고 있는 아파트 경비원의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조민식(경준이 아빠)] "경비원 아저씨분께서 이제 막 또 주민분들 도와주고 계시는 거예요. 분리수거를요. 항상 그렇게 하시거든요. 그래 갖고 그거를 봐가지고 경비원 아저씨께 이 간식으로 갖다 드리면 좋겠다 해가지고 이제 떡이랑 사과랑 해가지고 하나씩 전달해 드렸어요."
그렇게 조 씨는 백일 떡을 경비원에게 전한 뒤 분리수거까지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잠시 뒤 초인종이 울리기 시작했습니다.
조금 전 떡을 전했던 그 경비원이 찾아온 것이었습니다.
경비원의 손에는 '축 백일'이라는 한자가 적힌 흰 봉투가 쥐어져 있었습니다.
[조민식(경준이 아빠)] "이렇게 봉투를 주시는 거예요. 흰 봉투를. 그래갖고 '이게 뭐예요' 이렇게 얘기했더니 100일, 아기 백일 떡 이렇게 받아가지고 그냥 먹는 거 아니니까 그러니까 이 받으라고 계속 찔러주시는 거예요. 그래서 아니라고 괜찮다고 저는 말씀을 드렸거든요. 괜찮다고 그런 의도로 드린 건 아니었으니까. (그런데) 계속 아기 백일 떡은 그냥 먹는 게 아니니까 얼마 되지도 않으니까 신경 쓰지 말라고 이렇게 주시면서 뒤도 안 돌아보시고 내려가셨어요."
감사한 마음에 건네받은 봉투엔 만 원짜리 지폐 한 장이 들어있었습니다.
조 씨는 순간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각나 마음이 울컥했다며, 그 돈이 자신에게는 가치를 따질 수 없을 정도로 귀하게 느껴졌다고 말했습니다.
[조민식(경준이 아빠)] "연로하신 경비원 아저씨께서 주시니까… 저희 아버지께서 몇 년 전 돌아가셨는데 아버지 생각도 나고 마음이 뭉클하더라고요. 만 원이라는 금액이지만 저한테는 그만큼 훨씬 더 큰 가치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소소한 일이지만 자신이 받은 큰 감동을 나누고 싶던 조 씨는 이 글을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렸습니다.
글은 하루 만에 13만 8천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네티즌들은 울컥했다, 이런 사연의 글들만 넘쳐나면 좋겠다면서 백일을 맞은 아이가 더욱 건강하게 자라길 함께 기원했습니다.
곽승규 기자(heartist@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3/society/article/6499592_3612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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