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티움, 中 VBP 수혜 본격화…사상 최대실적 청신호
정부 주도 가격 인하책, 전반적 수요 증가 이끌며 수혜…국·공립 시장 기회 창출 요인 작용
2분기 매출 첫 1000억원 돌파 예상…연간 실적 4000억원 고지 달성 전망
덴티움이 중국 물량기반조달(VBP) 정책 수혜가 본격화되면서 역대급 실적을 달성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 회사는 전체 실적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매출 감소에 지난 1분기까지 2개 분기 연속 역성장하며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하지만 2분기부터 VBP 시행 영향이 본격화 되며 사상 첫 분기 매출 1000억원 돌파와 연간 실적 신기록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상태다.
3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덴티움은 2분기 매출액 1074억원, 영업이익 37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 동기 대비 11.1%, 6.0% 증가한 수치인 동시에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덴티움의 2분기 호실적 전망 배경은 현지 VBP 정책이다. VBP는 정부 주도로 의약품과 의료기기를 대량구매 해 가격을 낮추고 국·공립 의료기관으로 공급하는 시장유도책이다. 정책 근간엔 로컬기업들의 점유율 상승을 꾀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
때문에 해외 기업으로서 현지 임플란트 시장을 장악한 국산 업체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려왔다. 수입 제품이 전체 시장의 90% 가량을 차지하는 현지 임플란트 시장에서 국내 기업인 오스템임플란트와 덴티움의 합계 점유율은 50%를 넘어선다.
특히 오스템임플란트와 비교해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덴티움에 보다 심한 타격이 예상됐다. 덴티움의 중국 매출 비중은 50% 이상, 오스템임플란트는 30% 수준이다.
하지만 가격과 함께 낮아진 소비자 부담에 전반적인 수요가 증가하면서, 높은 점유율을 기록 중인 기업들에게 오히려 수혜로 작용했다. 평균판매단가(ASP)는 낮아졌지만, 이를 통한 적극적인 수량 확대를 노릴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국내 역시 지난 2014년 건강보험 도입에 따라 임플란트 시술 시장이 급격히 커진 사례가 존재한다.
실제로 올해 첫 VBP 시행을 앞두고 지난해 말 중국 쓰촨성 의료안전국이 공개한 VBP 입찰 수량에서 오스템임플란트와 덴티움은 각각 24.4%, 20.0%에 해당하는 수량을 입찰하며 글로벌 1위 업체인 스트라우만(12.4%)을 큰 격차로 따돌렸다. 판가 인하율 역시 당초 시장이 예상한 20%에 그치며 판매 증가로 충분히 상쇄하고 남을 수준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뤘다.
무엇보다 그동안 스트라우만과 덴츠플라이 등 해외 프리미엄 브랜드가 주를 이루던 국·공립 시장에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의 국산 브랜드 진입이 용이해 지면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수 있게 됐다. 기존 민간시장 장악력에 신규 시장에서의 기회가 더해진 셈이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장기간 봉쇄됐던 중국의 전반적 리오프닝(경재 활동재개) 역시 실적 상승세에 힘을 실었다.
이는 VBP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지난 4월부터 2분기 실적에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4월 국산 임플란트의 대중국 수출액은 3260만달러로 데이터 집계 이래 최대 규모다. 업계는 2분기 덴티움의 중국 매출이 600억원 이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수혜 기대감이 점진적으로 커지는 올해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4200억원, 1421억원이다. 회사 창립 이래 최대 실적이다.
해당 기대감에 최근 덴티움의 주가 역시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월 초 13만5000원으로 최근 3개월 저점을 기록했던 주가는 지난달 2일 18만5000원으로 두달 새 40% 가까이 치솟았다. 단기간 급등 후 최근 주가는 다시 15만원 수준까지 내려왔지만, 여전히 상장 이후 최고 수준의 주가를 유지 중이다. 특히 VBP 수혜는 올해를 시작으로 내년에 더욱 두드러질 것이란 분석에 무게가 실리며 향후 전망에 청신호가 켜졌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중국 VBP와 관련된 중요한 사실은 계약기간 3년 간 가격이 고정된다는 점이다. 즉 올해는 가격 하락과 물량 증가가 중첩되지만, 내년부터 물량 증가 효과가 온전히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며 "2분기 중국 매출에서 가격이 20% 하락했지만, 물량은 50% 증가한 것이 추정 근거로 원가율은 올해를 고점으로 계속 낮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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