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토 그리고 의식의 균형.. "기울어진 지상에서 삶을 바라본다는 것"

제주방송 김지훈 2023. 7. 3.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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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경험하고 자각한 '제주'를 기물 표면에 그려내는 방식으로 작업하는 이혜지 작가입니다.

제주시 해안마을 '스테이위드커피'에서 3일부터 시작하는 이혜지 작가의 도예전 '시소 volume.2'입니다.

지난 5월 서울 제주갤러리에서 진행한 2022년 제주미술대전 대상작가 초대전 '시소 see saw' 연장전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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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지 도예전 '시소 vol.2'
3일~8월 15일 스테이위드커피
이혜지作 ‘밭 담, 청보리’


#도자공예, 도자기를 바라보는 관점은 여럿으로 나뉠 수 있을 법 합니다. 애초 사대부 등의 취미용으로 치부하거나 혹은 실용적인 목적의 제조업 용도로 보면 두 가지 정도, 크게는 ‘관상용’과 ‘실용’ 목적으로 분류하지만 이도저도 아닌 미적 실험의 한 방법으로 현대미술이란 무대를 뚫고 일어서는 작품들도 눈에 띕니다.
단순한 매개체로서 도자기가 아닌, 작가의 경험과 통찰력을 표현하는 언어로서 세계를 만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섬세한 도자기 풍경에 몰입하면 저마다 작품이 정의하는 ‘균형’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실용성과 미학을 넘나드는 공예품에 자신의 삶의 경험과 관찰을 투사했습니다.

일상에서 경험하고 자각한 ‘제주’를 기물 표면에 그려내는 방식으로 작업하는 이혜지 작가입니다. ‘경험’이라는 의식의 비가시적인 요소를 ‘기록’을 통해 가시적으로 만들어 선보입니다.

제주시 해안마을 '스테이위드커피'에서 3일부터 시작하는 이혜지 작가의 도예전 '시소 volume.2'입니다. 지난 5월 서울 제주갤러리에서 진행한 2022년 제주미술대전 대상작가 초대전 ‘시소 see saw’ 연장전시입니다.

작가는 기능성보다는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와 표현 방식에 초점을 맞춥니다. 전시제목 '시소'는 그런 의미를 함축해 반영했습니다.

양쪽 끝 무게에 따라 오르락내리락하는 놀이기구처럼, 무게를 조절하는 것은 작가 본인에 달렸고 하나의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자유롭게 작업하겠다는 의지를 담았습니다. 도자공예라는 전통적인 장르의 경계를 넘어, ‘시소’를 타되 균형 잡힌 지점에서 제 입지와 역할을 스스로 각인시키는 듯 합니다.

전시는 제주 자연을 바라보는 시선을 추상적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구성했습니다. 다양한 경험의 기록을 조각내 붙여 새로운 이미지를 연출하거나 면과 선의 조화를 활용해 제작했습니다.

선 드로잉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백자토에 제주 흙과 안료를 사용한 독특한 표현기법을 구현했습니다. 추상적인 기억들은 저마다 유형의 표현으로 변환하며 확장합니다. 작품마다 선과 공간, 형태는 어린 시절부터 의식 속에 새겨져 있던 도로와 풍경으로 접점을 넓혀 새로운 이야기로 재탄생합니다.

이혜지作 ‘일주동로1231‘


이번 도예전에선 서울 전시작품들과 함께 도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작품들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전시 제목으로 쓰인 '시소'는 한 쪽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우면 제대로 즐길 수 없는 놀이기구입니다. 작가는 "무게에 따라 기울어지는 움직임이 공예적 프로세스를 기반으로 하는 기능성과 주제와 이미지 전달에 초점을 두는 조형 작업 사이에서 고민하는 제 모습과 닮았다"면서 "치우침 없이 양 쪽의 무게를 조절하며 즐길 수 있는 작업을 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주제를 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스테이위드커피' 측은 "평면부터 입체, 설치, 생활자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구성한 전시는 '스테이위드커피' 각각의 장소와 어우러지게 배치했다"면서 "도예 전시의 새로운 감각을 경험할 수 있는 색다른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전했습니다.

제주대학교에서 디자인과 공예 디자인 학사·석사 학위를 받은 작가는 제51회 제주자치도 공예품대전 대상(2021)을 비롯해 제48회 제주자치도미술대전 대상(2022) 등을 수상했고 제주도예가회 정기전(2020~2022) 외 다수 전시와 양구백토 천개의 빛이 되다(2021), 도예전 '시점'(2022) 등 단체전과 개인전 등을 참여, 개최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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