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에 충성해달라"…尹대통령, 全부처 '카르텔 척결' 본격화
윤석열 대통령이 신임 차관들에게 사람이 아닌 "헌법 시스템에 충성해 달라"고 주문했다. 윤석열 정부를 '반(反)카르텔 정부'로 규정하면서 "이권 카르텔과 가차 없이 싸워달라"고도 당부했다. 아울러 인사 평가도 강조했다. 국정 방향에 맞지 않은 고위공무원들을 교체하는 등 부처별 고위직 물갈이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본지 6월15일자 보도 [단독]尹, 조만간 차관 인사…'文정책 주도' 실·국장 물갈이 참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3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임명장을 수여한 신임 차관들과 오찬을 함께 하면서 이같이 지시했다.
우선 윤 대통령은 "헌법 정신에 충성해 달라. 내정도 외치도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을 갖고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직자 시절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고 말해 국민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던 윤 대통령은 "국가와 국민, 헌법 시스템에 충성해 달라"며 "이는 말을 갈아타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헌법 정신에 맞게 말을 제대로 타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지 정권이 바뀌었으니 거기에 맞추는 게 아니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원칙에 부합하는 헌법 정신을 구현할 수 있도록 자신의 업무를 국정운영 방향에 충실하게 맞추라는 얘기다.
또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반(反)카르텔 정부"라며 "이권 카르텔과 가차 없이 싸워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민주사회를 외부에서 무너뜨리는 것은 전체주의와 사회주의이고 내부에서 무너뜨리는 것은 부패한 카르텔"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2년 전 정치 선언을 할 때부터 최근까지 줄곧 '이권 카르텔'을 척결 대상으로 지목해왔다. 사회 곳곳에서 일부 정치세력·관료들이 사적 이윤추구 집단과 결탁해 카르텔을 구성했고 이는 결국 국민 대다수의 피해와 미래세대 약탈로 이어져 나라를 좀먹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차관 승진 비서관들에게 향후 업무 자세를 당부하면서도 "부패한 이권 카르텔은 늘 겉은 그럴듯하게 포장돼 있다"며 "이를 외면하거나 손잡는 공직자들은 가차 없이 엄단해야 한다. 공직자들이 맞서기를 두려워한다고 하지만 이 카르텔을, 기득권을 깨는 책임감을 갖고 국민을 위해 국익을 위해 일하는 공직자는 높이 평가하고 발탁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각 부처에서 '이권 카르텔'에 연루돼 있는 공직자들을 파악해 정리해야 한다는 지시다.
이와관련 윤 대통령은 이날 인사평가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오찬에서 "정부조직이든 기업조직이든 제일 중요한 것이 사람을 평가하는 것"이라며 "산하단체와 공직자들의 업무능력 평가를 늘 정확히 해 달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이번 대규모 차관인사를 기점으로 각 부처 고위공무원단의 전면 쇄신이 이어질 전망이다. 환경부 등 일부 부처는 이미 개각 직전 1급(차관보급) 고위직 일괄 사표를 제출받았다.
다만 대통령실은 이날 공지문을 통해 "해당 부처는 장관 직권으로 인사 쇄신 차원에서 1급 공직자들의 사표를 받은 것이다. 차관 인선 발표로 후속절차가 잠시 보류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1급 사표 제출이 대통령실의 지시에 따라 시작된 것이 아님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정부부처 고위직 인사는 부처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대통령실의 구체적 지시에 따른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국정 방향에 맞는 인적 개편의 큰 그림만 제시했을 뿐 세부적인 이행 절차 등은 부처에서 자율적으로 추진한다는 의미다. 환경부 뿐만 아니라 통일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고용노동부 등 대다수 부처에서 고위직 교체 인사가 이어질 예정이다.
각 부처별로 실·국장 등 고위공무원단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인사를 실시해 복지부동하는 등 새 정부의 국정 운영에 적극 동참하지 않는 공직자들을 물갈이한다는 방침이다.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와 달리 취임 직후 차관보(1급) 등 부처 핵심 요직에 대한 교체 인사를 단행하지 않았다. 이후 1년여가 지났지만 여전히 일부 부처 공직자들이 '시간 지나면 정권 또 바뀐다' 식의 행태를 계속 보였고 대통령실은 이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새 정부의 국정철학에 맞추지 못하고 과거의 습성에 젖어있는 관료들을 그대로 두고서는 변화가 어렵다는 게 대통령실의 인식이다.
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부부관계 피하고 싶었다" vs "9년간 속아" 국제부부 속마음은? - 머니투데이
- '연매출 40억' 결혼정보회사 대표 "'공개열애 2번' 전현무 탐난다" - 머니투데이
- 김구라 월수입 1억·子 그리 2천만원?…건보료 얼마 내나 봤더니 - 머니투데이
- '솔로' 옥순♥'돌싱글즈' 유현철, 커플로…"신혼여행 자녀 2명과 함께" - 머니투데이
- "아들 넷 연예인 집, 밤마다 우는소리"…정주리, 벽간소음에 사과 - 머니투데이
- "단풍 구경도 못 했는데"…하루만에 14도 '뚝' 급추위에 패딩 중무장[르포] - 머니투데이
- 머스크 또 웃는다…"트럼프 2기, 'FSD 규제 완화' 최우선 과제로" - 머니투데이
- '여성 BJ에 8억' 사생활 터진 김준수…"뮤지컬은 매진" 타격 NO - 머니투데이
- '이혼' 이동건, 공개연애만 5번 한 이유…"상대방 존중하려고" - 머니투데이
- "결박당한 채 강제 흡입"…'마약 자수' 김나정 "난 피해자" 주장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