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암흑의 10년→'글로벌 톱5'로…강남 집값 억제"(종합)
"약자와 동행하며 서울 매력 높이겠다"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약자와 동행하고 서울의 매력을 높여 '글로벌 톱5' 도시로 도약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오 시장은 3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민선8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약자와의 동행의 세부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미래 복지정책의 모델로 자리잡게 하고, 균형 잡힌 도시 개발로 도시경쟁력과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글로벌 톱5 도시 도약과 해외 관광객 3000만 시대를 반드시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의 지난 10년에 대해 '암흑의 10년'이라고 규정하면서 인프라 투자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코로나19 상황이 끝나고 누가 보더라도 이제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는 그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진작에 꾸준한 인프라 투자를 통해 준비해오지 못한 것은 정말 뼈아픈 부분"이라며 "'시빌 엔지니어링(civil engineering·토목공사)은 죄악이라는 패러다임에 젖어 암흑의 10년을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체는 퇴보라는 표현을 썼듯 다른 도시는 앞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며 "10년 전만 하더라도 서울과 비교했을 때 도쿄가 눈앞에 있다는 자신감과 자부심이 넘쳐흘렀는데 이번에 도쿄의 '인프라 스트럭처'가 깨끗하게 정비가 돼 쾌적하게 시민들을 모시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강도 마찬가지다. 10년 동안 어떻게 한 푼도 투자가 없었냐, 시민들이 열광적으로 이용하는 서울시의 유일한 여가 공간을 어떻게 10년 동안 한 번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라며 "다만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대관람차, 제2세종문화회관 등 여러가지 계획들이 실현되려면 제 임기를 벗어나는 일이 태반이지만 서두르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집값 상승 문제에 대해서는 "강남 집값을 잡는 것이 서울시내 전체의 집값을 잡는 첩경이고, 전국 집값이 불필요하게 오르는 것을 막는 방파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집값은 낮을수록 좋다는 게 기본적인 제 입장이다. 주거 양극화가 우리사회 양극화의 주범이기 때문"이라며 "집값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자산 격차가 커지고, 매달 지출해야 하는 생활비에서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기 때문에 경제 운용에도 굉장한 지장이 초래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빈곤의 악순환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주거비가 항상 최소화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어떤 경우에든 강남 집값이 오르는 것은 서울시의 정책으로 최대한 억제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한강변 높이제한 완화 정책에 대해서는 "어느 지역이든 층고 제한을 없애는 것은 그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조금이라도 더 높이 올리고 용적률을 더 쓸 수 있도록 하는 대신에 공공기여를 받아 서울시민 전체의 이익이 될 수 있는 공간으로 쓰이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취임 이후 한강르네상스 2.0 버전인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를 통해 한강변 높이 규제를 완화하고, 한강의 접근성은 높이는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최근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에 대해서도 최고 50층의 층수 규제를 폐지하는 내용을 발표했다.
그는 "올림픽대로나 강변북로의 상부를 덮고 직접 시민들이 한강변으로 접근해서 한강의 '워터 프론트' 부분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제안이 많다"며 "성수전략정비구역의 경우 그 시스템이 도입돼 영동대교와 성수대교 사이에 한 960m 부분이 하늘 덮개 공원으로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 한강변, 시내 재개발 부분에 대해서도 똑같이 이런 원리를 적용해 정원도시 서울을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이민정책을 서서히 준비해야 한다"는 뜻도 밝혔다. 오 시장은 "최우선 순위는 조금이라도, 한 명이라도 더 낳을 수 있도록 해서 돌봄 투자 등 여러가지 최대한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한다는 게 가장 중요한 정책 우선순위"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생률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면 사회적 공감대가 만들어지는 상황에서 차선책으로 이민도 고려해야 할 시기가 오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외국인 가사도우미 시범사업과 관련해선 "(월급을) 한 100만원 정도로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좋을 텐데 현행법상 최저임금 적용을 받기 때문에 불가능하다"며 "저출생 대책에 어떤 긍정적인 변화를 줄 수 있는 정책으로 평가 받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200만원 이상이 돼야 하는데, 아이를 낳고자 하는 분들에게 동기부여가 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년간 가장 인상 깊은 정책으로 '서울런'을 꼽으면서 '약자와의 동행' 사업을 재차 강조했다. 오 시장은 "정책 시행 과정에서 크게 보람을 느꼈던 부분은 약자와의 동행 사업 중 하나인 서울런의 성과를 접할 때였다"며 "학교 생활에 관심조차 없던 친구가 학급 부회장이 되고, 과학고 영재교육과정에 합격을 했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서울런 사업에 대해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특정 집단만 약자로 설정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우리 사회에 도움이 필요한 분은 다 약자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약자임을 빌미로 해 타인에게 피해를 미치고, 권리를 침해하거나 불편을 초래하는 이런 걸 당연히 여기는 풍토는 개선돼야 한다. '나는 사회적 약자니 출근길에 지하철을 좀 세워도 된다'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약자의 마음가짐이냐"고 반박했다.
여름철 반지하 침수 대책에 대해서는 "최소한 지난해와 같은 사고가 다시 재발할 가능성은 현저하게 낮아졌다"며 "2027년 말까지 강남지역과 도림천 부근, 광화문 인근 등 상습 침수 구간에 대심도 빗물 저류 터널을 마련하도록 돼있는데 비용 문제로 기재부와 끊임없는 협상을 하고 있다. 그동안 계획된 것들은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서울시의 예산 지원 중단을 앞두고 있는 TBS와 관련해선 "TBS가 얼마나 정파적이었는지, 그걸 갖고 시비 거는 입장은 없는 것 같다"며 "충분한 반성과 성찰, 재발대책을 마련할 의무가 구성원들에게 있다. 시의회에서 지원 폐지 조례를 만들고 완벽한 혁신안을 내놓으라고 주문하는 것은 조금도 지나치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시의회는 최근 서울시가 편성한 73억원 규모의 TBS 추경안을 부결한 바 있다.
대중교통 요금 인상 계획에 대해서는 "그동안 요금인상을 굉장히 자제해왔던 서울시로서는 고육책이다. 서울교통공사 적자는 1조2000억원, 버스 업계는 8500억원 정도 된다"며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적자 구조 때문에 어려운 결단을 했고, 인상하려는 절차에 착수했지만 물가 오름세를 억제해야 한다는 정부의 절박한 이유가 있기 때문에 인상 시기를 조금 늦춘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는 최소한 300원 정도 올려야 적자 상태를 해소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정부, 기재부에 SOS를 쳤지만 '법적 근거가 없다'는 답변이었다"며 "300원을 계속 올린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고 인상 시기를 조절해 최대한 정부의 부담을 덜어드린다는 취지에서 정부와 꾸준히 협의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ach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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