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1군 원년부터 함께 했던 불혹의 박경수, 팀 최다 773안타 새 역사 “꼴찌 때부터 봐주셨던 팬들, 더 잘해야 하겠다는 생각뿐”
박경수(39)는 말하자면 KT의 역사다. KT가 KBO 1군에 입성한 2015년 FA로 이적해 지금까지 동행 중이다. 3년 연속 최하위를 딛고 조금씩 성장하며 2021시즌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기까지, 그 모든 과정에 박경수가 있었다. 올해도 팀 최고참이자 주장으로 박경수는 KT와 함께하고 있다.
그런 박경수가 KT 역사에 의미 있는 한 획을 새로 그었다. 2일 수원 홈 NC전에서 안타 2개를 때리면서 KT 소속 통산 최다인 773안타를 기록했다. 종전 기록(772안타) 보유자인 유한준 KT 타격 코치가 보는 앞에서 새 기록을 세웠다.
박경수는 3회말 첫 타석에서 선두타자 2루타로 유 코치의 기록과 동률을 이뤘고, 5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 다시 안타를 때리며 새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경기는 KT가 5-0으로 이겼다. 박경수가 3회 결승 득점을 올렸다.
경기 후 박경수는 소감을 묻는 말에 “기분은 좋지만, 크게 의미는 없는 것 같다. 좋은 후배들이 많고 이른 시일 안에 깨질 기록”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그는 “(유)한준 코치님이 말씀해 주셔서 알았다. ‘형 그렇게 큰 의미 없어요’라고 했더니, 코치님이 ‘나도 기록 세우고 똑같이 말했어’라고 하더라”고 웃으며 말했다.
박경수의 말처럼 그의 기록은 머지않아 새 주인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두 살 아래 황재균(35)이 766안타로 바짝 뒤를 쫓고 있고, 아직 한창인 강백호(24)는 벌써 752안타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박경수의 안타 773개가 있었기에 KT는 빠르게 KBO 1군 무대에 안착할 수 있었다. 박경수에게도 KT는 기회와 행운의 땅이었다. 프로 데뷔 후 한 번도 기록하지 못했던 시즌 100안타를 이적 첫해부터 5연 연속으로 달성했다. 이적 2년 차인 2016시즌에는 커리어 유일한 타율 3할(0.313)에 OPS 0.934를 기록했다. 고교 시절 명성 자자했던 그가 나이 서른을 넘어 비로소 잠재력을 폭발시킨 팀이 바로 KT다.
올 시즌 초반 KT가 하위권을 맴돌 때 박경수는 누구보다 고민을 많이 했다. 그는 “초반 성적이 안 좋을 때는 많이 있었지만 ‘올해는 정말 큰일 났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자신을 포함해 베테랑들이 워낙 많아 체력 부담이 커지면 어떻게 치고 올라갈 수 있을지 걱정이었다는 얘기다. 그럴수록 그는 후배들을 다독이려 노력했다. 타선의 부진으로 지는 날이 잦았을 때 그는 투수들을 찾았다. 박경수는 “투수들에게 ‘지금 너희까지 퍼지면 정말 큰일 난다. 조금만 기다려달라. 금방 회복해서 점수 많이 내고, 편하게 공 던질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KT는 6월 리그 1위 성적(15승 8패)을 거두며 중위권 싸움에 뛰어들 채비를 마쳤다. 투수와 타자가 서로를 믿고, 지고 있어도 역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었다. 박경수는 “체력 부담은 부담이지만, 한편으론 베테랑들이 많아 연패 중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 박경수의 세 번째 타석, KT위즈파크 전광판에 그의 기록 달성을 축하하는 화면이 떴다. 관중석에선 박수가 터져 나왔다. 박경수는 “KBO 기록도 아닌데, 전광판까지 나올 줄은 몰랐다”고 웃었다. 그는 “팬들께 감사한 마음이 컸다. 꼴찌할 때부터 지켜보신 분들이 많다. 서로 애착 같은 게 크다”면서 “더 잘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수원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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