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주 “본회의 중 사적문자 죄송”...내로남불 해명은 없었다
국회 본회의장에서 일본 홋카이도 여행 관련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장면이 포착돼 논란이 된 더불어민주당의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3일 사과했다. 하지만 이날 김 부의장의 사과에는 ‘본회의 중 휴대폰 사용’에 대한 내용만 담겼다. 여권에서는 “내로남불이 문제인데 이상한 사과를 한다” “문제의 본질을 교묘히 벗어난 면피용 사과”라는 비판이 나왔다.
김 부의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사과글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반대결의안 채택 중에 개인적인 문자로 논란을 일으켜 당원과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본회의 중 사적인 문자를 주고받은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과 당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공인으로서 앞으로 더 유념하겠다”고 했다. 김 부의장의 사과글에서 ‘후쿠시마 오염 처리수 방류 반대’와 ‘일본 여행’ 사이의 간극에 대한 해명은 없었다.
앞서 김 부의장은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일본 여행에 관한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는 내용이 언론사 카메라에 잡혔다. 당시 김 부의장이 주고받은 문자 내용 중에는 “○○ 지역이면 한국인이 많이 없이 (골프를) 치실 수 있다”는 내용도 들어 있었다. 민주당이 당 차원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 처리수 방류를 ‘핵 폐수 방류’로 규정하고 대규모 장외집회에 나서는 중에, 김 부의장은 한국인 눈길을 피해 일본에서 골프 여행을 계획 중인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내용이었다.
문자메시지 내용이 알려진 뒤 김 부의장을 향해 쏟아진 비판 대부분도 김 부의장의 문자메시지 내용과 민주당의 최근 모습이 너무나 상반된다는 것이었다. 국민의힘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지난 1일 논평에서 “민주당 내로남불의 민낯을 보인 김영주 의원은 부의장직을 사퇴하고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했다. 유 수석대변인은 “이 정도면 내로남불을 넘어선 국민에 대한 기만이자 조롱”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의 3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새로운 위선의 역사(김병민 최고위원)”, “앞에선 죽창가를 부르고 괴담을 퍼 나르면서 반일감정을 자극해 국민에겐 일본은 상종도 하면 안 되는 나라처럼 낙인찍으려 하지만 속으로는 일본 골프 여행의 단꿈에 젖어있었던 실체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조수진 최고위원)”, “국민 공해인 장외투쟁할 시간에 차라리 김영주 부의장처럼 홋카이도 골프 여행이나 다녀오시라(장예찬 청년최고위원)” 등 비판이 쏟아졌다.
김 부의장의 사과글에 국민의힘에서는 “당에서 시켜 마지못해 한 사과글이다 보니 뭘 사과해야 하는지 모르는 것 같다”는 반응이 나왔다.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뒤 김 부의장에게 엄중 경고했고 본인의 사과도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당원들만 쓸 수 있는 권리당원 게시판에도 주말 동안 김 부의장을 질타하는 글이 여럿 올라왔다. 한 당원은 “당대표는 이 더위에 땡볕에 국민들 지키려고 동분서주하는데, 어떤 의원들은 단식투쟁도 불사하는데 어떤 의원은 홋카이도 골프여행도 계획하고 태평성대다. 이 온도 차 무엇이냐”고 했다. 다른 당원도 “김영주 의원 장난하느냐, 당대표는 나가서 투쟁하고 있는데 뭐하자는 거냐”고 했다. 정계 은퇴를 요구하는 글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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