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K하이닉스도 '반도체 슈퍼을'?…엔비디아 이어 MS·아마존 줄섰다

한지연 기자 2023. 7. 3.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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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신성장동력은 HBM]

글로벌 거대 빅테크 기업들이 SK하이닉스에 5세대 HBM(고대역폭메모리)인 HBM3E 샘플을 요청, 사실상 선주문에 나섰다. 앞서 다량의 샘플을 요청한 엔비디아에 이어 고객사 요청이 쏟아지면서 SK하이닉스는 'HBM3E' 올인 모드다. AI(인공지능)열풍으로 HBM 시장이 커지는 가운데 SK하이닉스가 글로벌 '슈퍼 을' 지위를 공고히하고, 그룹 실적부진 회복의 실마리를 찾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3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줄줄이 SK하이닉스에 HBM3E 샘플을 요청했다. AMD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이 포함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고객사들이 자사 GPU 등 반도체 칩이나 클라우드 시스템과 메모리 반도체 간의 호환성을 인증하기 위해 진행하는 샘플 요청은 발주 전 필수적인 과정이다. 제품의 수율이 대량 양산을 할 만큼 안정적으로 올라왔다는 것을 시사해, 납품 전 최종 단계로 여겨진다. HBM3E는 현존 최고 사양인 4세대 HBM 'HBM3'의 다음 세대 제품이다. 현재 HBM3를 대량 양산하는 곳은 전세계에서 SK하이닉스가 유일하다.

SK하이닉스는 쏟아지는 고객사들의 HBM3E 샘플 요청에 분주한 모습이다. 먼저 샘플을 요청한 엔비디아 물량을 맞추기도 빠듯하다. 이번 샘플 요청 고객사들은 올 연말에나 받아볼 수 있다. GPU(그래픽처리장치) 1위 기업인 엔비디아는 기존에 SK하이닉스의 HBM3를 공급받아 왔는데, 연이어 HBM3E 샘플을 요청했다. 거대 빅테크 기업들이 SK하이닉스 샘플을 목빼고 기다린다.

HBM3E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물량도 크게 늘렸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업계 최선단 미세공정인 10나노급 5세대(1b)기술을 활용한 내년도 제품 생산량을 크게 늘리기로 했다. 대부분이 HBM3E로 채워질 예정이다. SK하이닉스가 반도체 불황 타개를 위한 최우선 사업 전략으로 HBM을 점찍고 전력투구하고 있다는 의미다. 현재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의 40%가량이 HBM에서 나오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메모리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고 하지 않느냐"며 "그야말로 HBM 올인"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에 HBM3E 샘플을 요청한 기업들은 모두 AI 산업 '큰 손'이다. AMD는 엔비디아와 함께 GPU 시장을 이끌고 있다. GPU는 챗GPT 등 생성형 AI의 두뇌 역할을 한다. GPU가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선 고성능·고용량 메모리인 HBM이 꼭 필요한데, GPU 시장을 양분하는 엔비디아와 AMD 모두 SK하이닉스에 손을 내밀었다.

AMD는 최근 차세대 GPU인 MI300X를 공개하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모두로부터 HBM3를 공급받겠다고 밝혔다. 이번엔 5세대 HBM 공급사 낙점을 위해 SK하이닉스에 HBM3E 샘플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MI300X는 엔비디아가 지난해 말 출시한 최신 플래그십 GPU H100보다 2.4배 더 많은 HBM을 탑재한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 서비스 양대 산맥이다. 두 회사의 시장 점유율을 합치면 50%가 넘는다.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들은 생존 전략으로 생성형 AI 기술 도입을 꼽고, 최근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다. 아마존이 운영하는 전세계 1위 CSP(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AWS(아마존웹서비스)는 최근 생성 AI 혁신센터 설립에 1억달러를 투자했고, 마이크로프트의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는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와 손잡고 파트너십을 확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엔비디아 GPU를 탑재한 AI 서버와 자체 주문형 반도체(ASIC)를 개발 중인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구글 등 대형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이 현재 HBM 수요 증가의 원동력"이라고 밝혔다.

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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