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 통신사’ 유치 이번에는… 정부,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 방안 들어갈까

윤진우 기자 2023. 7. 3.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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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경쟁 활성화 위한 제4 통신사 유치 조용
‘낮은 수익성·규제산업’ 후보 거론 기업 난색
미래모바일 도전 선언에도 ‘자금력 약해 가능성 낮아’ 평가
”이번에 되지 않아도 경쟁 활성화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서울 용산의 한 휴대폰 매장./연합뉴스

정부의 ‘제4 통신사’ 찾기에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통신 3사의 과점 체제를 허물고 시장 경쟁 활성화를 위해 제4 통신사 유치를 내걸었다. 다만 제4 통신사로 거론되는 기업들이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회의적인 목소리도 여전하다.

3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제4 통신사 모집 절차를 위한 5G(5세대 이동통신) 28㎓ 주파수 재할당 공고를 준비하고 있다. 오는 6일 발표하는 ‘통신 시장 경쟁활성화 방안’에 제4 통신사 유치를 위한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과기정통부는 7차례(2010~2015년)에 걸쳐 시도된 제4 통신사 유치 실패가 높은 진입장벽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면 제4 통신사 유치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초기 망 구축 부담을 낮춰 주기 위해 통신 3사와 한전이 보유한 기간망과 광케이블 등 필수 설비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과기정통부가 예상한 망 구축 비용은 3000억원 수준으로 통신 3사의 망 구축 비용 대비 3분의 1 수준이다.

◇ 수익성 낮고 규제 심해 후보 사업자들 난색

정부는 제4 통신사가 기본 통신서비스는 알뜰폰과 같이 통신 3사로부터 도매로 제공받고, 28㎓ 주파수는 독점적으로 사용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권역 전체를 커버하는 망을 구축할 필요 없이 인구가 많이 모이는 대형 쇼핑몰이나 경기장, 공연장 등 100~300개 장소에 기지국을 설치하는 조건이다.

그럼에도 시장 반응은 차갑다. 현대자동차, 롯데, 신세계, KB국민은행 등이 제4 통신사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해당 기업들은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기업들은 차량 및 유통 서비스에 통신을 활용할 수 있으며, 자본력도 충분해 마음만 먹으면 제4 통신사가 될 수 있다. 다만 통신 시장에 대해 사업성이 낮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실제 통신 가입자는 전체 인구의 1.5배에 달하는 8000만명 돌파를 바라보고 있다. 자동차를 포함한 사물인터넷(IoT) 회선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만 가입 회선의 90% 이상이 월 3850원의 저가 요금제를 사용해 수익성이 낮다는 한계가 있다.

과기정통부가 당초 계획한 제4 통신사 유치 계획

정부의 입김에 흔들리는 ‘규제 산업’이라는 점도 제4 통신사 유치를 막는 걸림돌이다. 통신 산업은 장비 구축을 위한 수조원대의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지만 투자 대비 수익을 얻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실제 통신 3사의 통신 관련 영업이익률은 6~8%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매년 들쑥날쑥한다. 투자 대비 수익성이 낮고 정부의 입김이 강한 시장에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이 뛰어들 이유가 없다는 게 통신 업계의 전반적인 평가다.

◇ 신생 업체 도전에 성공 가능성 회의적

최근 미래모바일이라는 신생 업체가 제4 통신사 진출을 선언했지만 가능성이 낮다는 게 통신 업계의 전반적인 평가다. 알뜰폰과 달리 제4 통신사는 3000억원 규모의 초기 투자와 함께 매년 1조원 이상의 유지 보수 비용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 산업으로 매출을 올려본 경험이 없는 신생 업체가 컨소시엄으로 자금을 확보한다고 해서 쉽게 운영할 수 있는 산업이 아니라는 것이다.

가입자 수 확보 경쟁에서 살아남을 가능성도 크지 않다. 통신 서비스는 통신 품질은 기본으로 다양한 결합 할인 혜택이 필수다. 신생 업체인 미래모바일이 영화표 할인 등 결합 할인을 내놓는 건 한계가 있다. 통신사의 한 관계자는 “제4 통신사의 성공 여부는 결국 자본력이 결정하는 데 미래모바일이 어느 정도 자본력을 확보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결국 가입자 요금으로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가입자 1000만명 이상을 확보해야 하는 데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과기정통부는 제4 통신사 유치를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 고위 관계자는 “투자 규모가 크기 때문에 기업들이 (제4 통신사 진출 여부를) 신중하게 고민하는 것으로 안다”라며 “혹시 이번에 되지 않더라도 제4 통신사는 통신 시장 경쟁의 활성화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이슈라고 본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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