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다쳐서" 13만원 택시비 '먹튀' 10대, 꺼낸 변명 더 '황당'

지난달 16일 인천에서 충남 천안까지 택시로 이동한 후 요금을 내지 않고 달아난 승객.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서울경제]

인천에서 충남 천안까지 택시를 이용한 뒤 요금 13만원을 내지 않고 달아난 10대 승객이 경찰에 붙잡혔다.

충남 천안서북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A(18)군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A군은 지난달 16일 오후 인천 백운역에서부터 목적지인 천안시 서북구 직산역 인근까지 택시를 타고 온 뒤 요금을 지불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택시를 타고 이동한 거리만 100㎞가 넘고, 소요된 시간도 2시간을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에서 A군은 "여자친구 만나러 천안에 가야 하는데 돈도 없고 시간도 없어서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A군은 택시 기사에게 "할머니가 사고를 당해 빨리 가봐야 한다"면서 "도착하면 13만원을 지불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도착지에 내리자마자 달아났다. 이를 따라가던 택시 기사는 넘어져 다친 것으로 전해진다.

피해 택시 기사의 자녀는 지난달 22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아버지가 점심 식사도 못 하시고 거짓말에 속아 진심으로 피의자를 걱정해주며 천안까지 운전하셨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나쁜 짓을 하면 꼭 잡힌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경찰은 조사가 마무리되면 A군을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차민주 인턴 기자 mj0101@sedaily.com